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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S

The Top 30 Albums of 2014: #30 -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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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 what you mean"
30
DIAMOND DISTRICT
MARCH ON WASHINGTON
(mello music group)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출신의 힙합 트리오 다이아몬드 디스트릭트(THE DIAMOND DISTRICT)는 랩퍼 겸 프로듀서 오디시(Oddisee), 그리고 랩퍼 업타운 엑스오(Uptown XO)와 와이유(yU) 등 언더그라운드 실력파들로 구성된 (나름의) 슈퍼그룹으로, 지금 소개할 [March On Washington]은 2009년에 발매된 데뷔작 [In The Ruff]에 이은 다이아몬드 디스트릭트의 두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이 그룹은 처음 Oddisee에 의해 결성이 되었는데, 오디시는 Freeway, Talib Kweli, Siagon, Jazzy Jeff, M.O.P. 등 굵직한 힙합 뮤지션들의 프로덕션 및 콜라보레이션을 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March On Washington]은 그러한 '베테랑' 오디시의 소울풀한 샘플들과 헤비한 베이스라인이 굵직한 비트와 어우러져 힙합 본연의 진한 맛이 지대로 우러나 있으며, 또한 '거리의 시인'과 같은 포스를 풍기는 엑스오와 와이유의 통쾌한 사회비판적 메세지들 역시 이번 앨범메서 상당히 감칠맛 나게 배경 사운드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총 14 트랙으로 이루어진 이 앨범은, 마치 앨범의 제목인 '워싱턴에서 마칭을 하는 것'처럼 장엄한 비트로 시작하며(첫 트랙 제목 역시 "March On"이다), 디제이 프리미어(DJ Premier) 스타일의 스트리트 스타일 비트에 랩이 나오는 #2 "First Step", '주말에도 일한다'는 아주 구린 주제에 어울리게 느릿-음산한 Odd Future 스타일의 비트가 연상되는 '나쁜' 느낌의 low 베이스가 인상적인 #5 "Working Weekends"(주제가 너무 심각해짐을 방지하고자 끝부분에 의도적으로 더해진 장난끼 넘치는 샘플 사운드들이 특히 재미지다) 등 흥미로운 트랙들이 초반부부터 리스너의 귀를 즐겁게 공략한다. 후반부 역시 기대 이상이다. 멜로우한 보컬이 감미된 알앤비풍 힙합 트랙 #7 "A Part of It All"은 32로 쪼개는 비트 위에 남들과는 다른, 누구보다 빠른 폭풍랩들을 들려주며, #9 "Ain't Over"는 마치 카니에 웨스트 스타일이 연상되는 비트에 Jazzy한 코드가 어우러져 멜로, 멜랑콜리한 감성을 자극한다. 첫 트랙과 동일한 마칭 비트로써 앨범의 끝을 시작처럼 매조지하는 클로징 트랙 #12 "March Off"도 인상깊지만, 보너스 트랙 "Bonus Flow"에서 이들은 귀에 불안감을 자극하는 텐션 느낌의 사운드를 강한 어조의 랩과 버무려, 마치 '이것은 끝이 아니다'라고 하는 듯이 앨범의 완전한 마무리를 다시 한번 확실하게 지어준다. [March On Washington]은 비록 데뷔앨범 [In The Ruff]보다 재미(?)있는 맛은 조금 절제되어 있지만, 힙합 리스너, 특히 이스트코스트 스타일의 클래식한 힙합사운드를 좋아하는 팬들의 귀를 확실하게 충족시켜줄만한 정통 사운드가 아주 깔끔하게 정돈되어진 앨범으로, 특히 힙합 문맥에 충실한 트랙들을 보자면, '그래도 힙합/랩음악은 아직 살아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인 것이다.   


[III] (풀 앨범)
29
BADBADNOTGOOD
III
(innovative leisure
)
'BBNG'라는 줄임말로 불리워지기도 하는 캐나다 출신의 실력파 음악 트리오 BadBadNotGood은, 키보드를 맡고 있는 메튜 타바레스(Matthew Tavares)와 베이시스트 체스터 핸슨(Chester Hansen), 그리고 드러머 알렉산더 소윈스키(Alexander Sowinski), 이렇게 세명의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세 연주자 모두 토론토에 있는 Humber College 동문으로, 재즈 과목을 수강하던 중 만나 세명 모두 힙합 음악에 공통적으로 관심이 많다는 걸 깨닫고 의기투합, 그룹을 결성하였다고 한다. 드러머 알렉산더가 연주시에 돼지 가면을 쓰고 익살반 괴기반의 묘한 광경을 연출하면서 유명세를 탔던 BBNG는, Odd Future의 Tyler, The Creator와 가진 라이브 잼 세션으로 유튜브에서 100만 View의 쾌거를 이루기도 하였으며, 그외 Roy Ayers, Frank Ocean 등 쟁쟁한 뮤지션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지명도를 높여왔다. BBNG의 이번 새 앨범 [III]는, 그간 Waka Flocka Flame, Kanye West의 힙합트랙부터 '젤다의 전설(Legend of Zelda)'사운드트랙까지 이들이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통해 차근차근 쌓아왔던 다양한 어레인징 기술들이 BBNG만의 스타일로 새롭게 융화된, 독창적인 면에서 훨씬 진일보된 아날로그 재즈+힙합 사운드를 담고 있다. 첫번째 '얼굴트랙'답게 이번 앨범의 캐릭터를 가장 잘 대변해주는 듯한 오프너 "Triangle"은 힙합 스타일의 비트에 재즈 피아노 솔로가 어우러짐과 동시에 웅장한 느낌의 후렴이 터져나와주는 명곡이다. 다음곡 "Can't Leave the Night"은 마치 미드 주제가나 배경사운드로 나올법한 미스테리한 느낌을 흘리며, 초반과 후반에 갱스터 삘의 건반리프가 등장하는 #3 "Confessions"는 레잇백(laid-back)한 Funk 그루브에 색소폰 사운드가 운치있게 어우러져 마치 스윙재즈 곡을 접하는 듯한 아우라를 들려준다. 후반부에도 다수의 명곡이 포진해있다. 라틴 리듬과 업라이트 베이스 솔로의 완벽한 궁합을 보여주는 #5 "Eyes Closed"는 마치 이들이 재즈트리오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브러쉬 드럼과 베이스, 그리고 건반이 합세해서 흡사 뉴욕의 어느 밤거리 혹은 재즈클럽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버릴만큼 아주 운치있는 사운드를 전달해준다. 클로징 트랙 "CS60"는 동양적인 느낌의 그루브에 사이키델릭한 느낌의 베이스와 건반사운드, 그리고 중간중간 등장하는 고전 클래식 음악 느낌의 스트링사운드가 궁극의 핵짬뽕을 이루는 곡(물론 좋은 의미에서의 '짬뽕'이라고 할 수 있다)이다. 특히 중간중간 느리게 변하는 템포 체인지는, 두손을 들고 위아래로 흔들어야 될 것 같은, 마치 덥스텝 드랍에서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전달하여 주는 듯 하다(이 대목에서 필자는 제이지의 랩이 터져나올 것 같은 착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III] 이외에, 작년 힙합계를 들썩이게 했던 매드립(Madlib)횽 앨범 [Piñata]의 "Shame" 리믹스 버젼으로 깜짝놀라게 하는 등 지난 한해동안 그야말로 개성있고 실력있는 사운드를 연거푸 들려주었던 BBNG 트리오. 고로 올해 초 릴리즈될 예정인 랩거물 고스트페이스(Ghostface Killah)횽과의 합작 앨범 [Sour Soul]이 벌써부터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Foundations of Burden] (풀 앨범)
28
PALLBEARER
FOUNDATIONS OF BURDEN
(
profound lore)
'힙스터메틀(hipster metal)'이란 장르 음악은 분명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이곳에서 저 용어를 수차례 사용했던 필자조차도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이니, 평소 '힙스터'라는 단어만 들어도 F 육두문자를 뱉어내는 정통 헤비메틀 신봉자들은 '힙스터메틀'이란 실체없는 용어에 대해 얼마나 역겨운 심정이 들까? 어쨌든 정통성 유무를 떠나, 비주류로 완전 밀려버렸던 헤비메틀 음악에 대한 관심이 '힙스터메틀' 덕분에 주류 인디권에서도 생겨나게 되었으니, '칠웨이브(chillwave)'와 같은 허무맹랑한 존재로 격하시킬만큼 '힙스터메틀' 세력의 음악적 성과가 아예 없었다고 볼 순 없는 것이다. 그중 2012년 충격적인 데뷔앨범 [Sorrow and Extiction]으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미국 아칸소주 출신의 둠메틀(doom metal) 쿼텟 PALLBEARER야말로 뉴욕 브루클린 메틀 힙스터들의 성원을 한몸에 받고 있는 최고의 '힙스터메틀' 밴드일 것이다(LITURGY, DEAFHEAVEN과는 달리, 이 팀은 현지에서 정말 호불호가 거의 없어보이는 듯). 절망과 슬픔의 심연을 묘사하기에 적격인 둠메틀(다크 무드, 느린 템포, 극도로 헤비한 기타 튠)을 메인 카테고리로 채택하면서도, 7-80년대 영국 올드스쿨 헤비메틀과 90년대 초 그런지/얼터너티브 메틀(SOUNDGARDEN, ALICE IN CHAINS)의 연주 패턴을 적극적으로 퓨전화시켜 둠메틀 성향 메틀 밴드로서는 극강의 내구성과 감칠맛이 탑재된 연주 하모니와 멜로디를 들려준다. 이들이 2년만에 선보인 신작 [Foundations of Burden] 역시 불굴의 헤비 멜로디/하모니 향연을 약에 취한 듯이 장시간 쏟아냈던 데뷔앨범 [Sorrow and Extiction]을 상회하는 퀄리티를 자랑한다. 이번 앨범에서도 10분이 넘는 롱 트랙들이 대부분인데, 그중 다채로운 레파토리에 의거한 음침한 하모니와 멜로디를 끝없이 솎아내는 브렛 캠벨과 데빈 홀트의 트윈 기타 협연은 가히 으뜸이라고 할 만한 수준의 것이다. 둠메틀을 넘어 포스트메틀(포스트록의 메틀 버젼)의 영역까지 아우를 수 있을 만큼 불굴의 노가다 연주 메들리를 과시하는 [Foundations of Burden]는, 둠메틀을 얼터너티브/인디 스타일로 개조시키는 데 TYPE O NEGATIVE 이래 처음으로 성공한 PALLBEARER의 베스트 앨범이자, 2014년 최고의 헤비메틀 앨범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작품이다. 


[Here and Nowhere Else] (풀 앨범)
27
CLOUD NOTHINGS
HERE AND NOWHERE ELSE
(
carpark)
뭔가 SEBADOH의 루 발로우(Lou Barlow: 90년대 미국 로파이록의 대표적 아이콘)와 흡사한 풍모랄까. 평범한 학삐리 칼리지로커 모습이지만 뚝배기 안경으로 비범함과 똘끼를 감춰둔 듯한 '동아리 오빠' 인상의 싱어송라이터 딜런 발디(Dylan Baldi)가 인터뷰에서 농담조로 자신에게 대해 이렇게 묘사한 바 있다. "전 골때릴 정도로 말이 참 많아요. 왜냐면 난 골때리는 놈이니까요!" 커트 코베인급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먼 루 발로우급 꺼벙함, 그리고 위트와 여유가 넘치는 발디의 인터뷰 어법 등을 미루어볼 때, "No Future/No Past"를 부르짖던 전작 [Attack On Memory (2012)]에서의 절망적 허무주의는, 뭔가 나중에 터트릴 거창한 희망찬가를 위한 워밍업 내지 패러독스처럼 여겨지곤 했다. 따라서 2014년 신작 [Here And Nowhere Else]에서 깨끗하게 뿜어내는 현실적 에너지와 친근감 넘치는 활력은, 비록 독설은 여전하나, 냉소에 위트까지 겸비한 '평범인' 발디 본연의 캐릭터에 오히려 전작보다 훨씬 더 근접해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Attack On Memory]에서는 과거에 관한 고통과 비관에 허우적댔다면, [Here And Nowhere Else]에서는 'Swallow!'라는 외침("Giving Into Seeing" 중)처럼 과거의 고통들을 '삼키듯' 이겨내겠다는 의지들을 앨범 곳곳에 흘리고 있다. 여담이지만, 발디는 [Attack On Memory]의 성공 직후 가졌던 유럽투어 중 한 프랑스 여성을 우연히 '낚아' 현재까지 연인관계로 잘 지내오고 있다는데, 저 'swallow'라는 의미심장한 단어마저 프랑스 여친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라 하니, 여간 단순한 팔불출 청년이 아닐 수 없다. 하긴, 22세에 불과한 발디급 젊은이들에게 모든 허무주의와 염세주의의 시작과 종말은 단순히 여친이 있고 없고에 좌우될 수도 있겠지만(ㅋㅋ), 정말 이 프랑스 여친 덕분인지, [Attack On Memory] 시절의 찌질이 유리멘탈 감성을 진심으로 정리하고픈 심정들이 [Here And Nowhere Else]의 가사 안에서 그대로 반영되어 있으며, 사운드적으로도 전작보다 훨씬 더 스무쓰해진 연주 콤비네이션과 안정된 튠에 힘입어 '로파이 펑크록'이라는 협소한 장르 음악임에도 비인디 리스너들의 귀까지 쉽고 부담없이 자극시킨다. [Here And Nowhere Else]는 80년대 초반 REPLACEMENTSHUSKER DU풍 미국 인디 포스트펑크록의 정제되지 않은 로파이 펑크 에너지, 그리고 90년대~2000년대 NIRVANA, JIMMY EAT WORLD풍 미국 얼터너티브 펑크록의 매끈한 멜로디 훅을 이율배반적으로 겸비한 '불세출' 밴드 CLOUD NOTHINGS 음악의 궁극적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한 과도기적 중간정착지로서 아주 제격인 앨범인 것.          


"tiecolom-ba"
26
LES AMBASSADEURS
DU MOTEL DE BAMAKO
s/t
(sterns
)
'아프리카의 밥 말리' 펠라 쿠티(Fela Kuti) 등 세계적인 거장들을 쏟아냈던 서부 아프리카 국가들(나이지리아, 말리, 가나, 세네갈,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기니비사우, 베넹, 토고 등등) 중에서 인구 1500만명의 불어국가 말리(Mali)는, 우리에게 친숙한(? 그러하십니까?) 알리 파카 투레(Ali Farka Toure)를 배출하는 등 '서아프리카 대국' 나이지리아와 거의 맞먹는 수준의 음악적 입지를 꾸준히 다져온 나라다. 하지만 '기록'이란 개념과 시스템이 부실한 후진국 특유의 병폐탓에, 서방국가에서 주목하기 시작한 80년대 이전의 말리 음악 족적에 관해선 아직까지 미지의 세계쯤으로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끔 발굴/복각된 희귀 음원들이 유럽 레이블을 통해 앨범화되어 세계 음악 애호가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곤 하는 이곳에서 올해 또다른 낭보가 들려왔으니, 말리 음악의 개척자들로 불리는 LES AMBASSADEURS DU MOREL DE BAMAKO의 70년대 희귀 음원들이 영국 런던의 아프리카 음악 전문 레이블 Sterns Music에 의해 복각되어 더블 앨범으로 발매된 소식이 바로 그것. 70년대 초 말리 최고의 밴드라 한다면 RAIL BAND를 꼽을 수 있겠는데, 밴드의 리더이자 말리 싱어송라이터의 대부 살리프 케이타(Salif Keita)가 당시 RAIL BAND의 라이벌 밴드였던 LES AMBASSADEURS에 전격 합류하고서 레코딩한 초기 음악들(1973년부터 1975년 사이에 녹음된 것으로 전해진다)이 이 더블 앨범 안에 놀라울만큼 완벽한 음질로 오롯이 담겨 있는 것. 오늘날 살리프 케이타의 세계적인 입지를 고려할 때, 파리로 넘어가 세계적 스타가 되기 전인 1970년대 초중반 20대 시절 케이타가 자국에서 '미지의 밴드' LES AMBASSADEURS와 레코딩한 희귀곡들을 다시 접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겐 커다란 축복일 것이다. 가나의 하이라이프(highlife)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기타와 브라스 협주, 쿠바음악을 연상시키는 콩고 드럼과 살사 트럼펫, 그리고 말리인들의 정서가 듬뿍 담긴 케이타와 객원 싱어들의 그리오(griot) 보컬 메들리가 더해져, 진보적인 열망으로 꿈틀대던 70년대 초중반 서양을 위한-서양에 의한 프로듀싱 디렉션이 완전히 배제되었던 그때 그시절 말리 토착 퓨젼 사운드의 진수를 완전무결하게 접할 수 있는 완벽한 기회가 40년만에 비로소 완벽하게 제공된 것.        
30-26   25-21   20-16   15-11   10-6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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