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MadeWho는 일단 막연한 기대감을 사전에 갖기 충분한 멤버 유닛으로 구성되어 있다. 베이시스트 Tomas Høffding는 이미 덴마크 인디 록 씬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해왔던 베테랑 록커이고, 드러머 Tomas Barfod는 덴마크 일렉트로닉 씬에서 드럼과 샘플링을 맡고 있던 인물이다. 그리고 기타리스트 Jeppe Kjellberg는 ECM 재즈 레이블에서 앨범 발매를 목표로 열심히 라이브를 해오던 아방가르드 재즈 뮤지션이다. 이렇게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을 듯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세 명의 뮤지션들이 호주 하드록 거성 AC/DC의 1986년 스매쉬 히트 싱글 제목인 'WhoMadeWho' 라는 생뚱맞은 타이틀을 걸고 밴드를 조직, 벌써 3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면서 지금은 스칸디나비아 댄스 록계의 간판 세력으로 성장해 있다.
'댄스 펑크' 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LCD SOUNDSYSTEM에 의해 리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고전적 포스트펑크/뉴웨이브와 미래주의적 일렉트로닉 뮤직의 혼합화 혹은 록음악화' 실험은 2000년대 들어 '포스트 펑크 리바이벌' 혹은 '일렉트로/신디 팝' 과 같이 맞물려 완전 메인스트림화된 양상을 띄고 있다. WhoMadeWho 역시 키보드와 전자음들을 매개체로 인디 록과 댄스 뮤직의 두 영역에 양다리를 걸치는 스타일을 계속 고수해오고 있는데, 이번 새 EP 앨범 [Knee Deep]은 과거 그들의 앨범들, 특히 감각적이고 스트레이트했던 전작 [The Plot (2009)]에 비해 훨씬 더 어둡고 멜랑꼴리한 전형적 스칸디나비안 싸운드 무드의 일렉트로팝 형태를 갖추고 있다.
과거 DAF, GNAUZONE 같은 독일식 뉴웨이브록의 차갑고도 염세주의적인 비트감을 연상시키는 오프닝 트랙 "There's An Answer"는 WhoMadeWho가 이번 앨범에서 드러내고자 한 '연극적 테마'를 가장 잘 읽을 수 있으며, 업템포 드럼비트와 현란한 신디싸이져음으로 치장된 "Musketeer" 역시 KRAFTWERK식 독일 일렉트로닉 댄스의 영향 아래 설정이 된 트랙이다. WhoMadeWho의 록 성향을 읽을 수 있는 "Every Minute Alone"는 마치 애드리언 블루 (KING CRIMSON 기타리스트)의 아방가르드 음색을 듣는 듯 어지럽게 전자음 사이를 파고드는 Jeppe Kjellberg의 아방가르드 기타 리프를 만끽할 수 있으며, CUT COPY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일렉트로팝 넘버 "Two Feet Off Ground"에서는 WhoMadeWho의 트랜드 취향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
[Knee Deep]는 LCD SOUNDSYSTEM, HOT CHIP 같은 댄스 록 혹은 댄스 펑크 취향의 밴드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정석적인 모델로 음악이 집약되어 있는 앨범이다. 프로페셔녈한 악기 연주력, 귀에 착착 감기는 댄스 비트, 넘실대는 신디사이져 음색 등 모든 요소들이 상업적-비상업적인 경계선상을 넘나들며 나무랄 데 없는 일렉트로팝 스트럭쳐를 구축하고 있지만, '정규 앨범'이 아닌 'EP 앨범'이라는 태그를 달고 있기 때문인지 (수록된 8곡 모두 훌륭한 퀄리티의 일렉트로 음악임에는 부인할 수 없지만) 독창적인 비트감각의 극치를 보여준 LCD SOUNDSYSTEM, (초기) CUT COPY의 강렬한 일렉트로 앨범들과 비교해 볼 때 [Knee Deep]는 이 앨범의 성격을 특징지을 만한, 더 나아가 WhoMadeWho가 어떤 특별한 음악적 색깔을 가지고 있는지를 결정지을 만한 '한방'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 여전히 아쉽게 느껴진다.
RATING: 69/100
written by Byungkwan Cho
written by Byungkwan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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