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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S

The Top 30 Albums of 2013: #20- #16




"snowflakes are dancing"
20
KURT VILE
WAKIN ON A PRETTY DAZE
(matador)


"higher!"
19
FLOORPLAN
PARADISE
(
m-plant)
직설적 비트 화법(話法), 아날로그적 감성, 언더그라운드적 아우라, 그리고 하우스에 대한 유연함 등이 모두 구비된 디트로이트 테크노(Detroit techno)야말로 현존 최고의 '완전체 일렉 장르'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는데, '미니멀 테크노(minimal techno)의 선구자' 로버트 후드(Robert Hood)는 제프 밀스(Jeff Mills) 등과 함께 디제이 연합 '언더그라운드 레지스탕스(UNDERGROUND RESISTANCE)'의 창립 멤버로서 디트로이트 테크노계에 수많은 음악적 족적을 남겨온 디트로이트 테크노의 '살아있는 레전드'다. 따라서 얼터에고 FLOORPLAN을 통해 그가 오랜만에 선보인 풀렝쓰 앨범 [Paradise]는, 비록 트렌드 권역의 주변에서 맴도는 인상을 준다 해도 여러모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던 것. 사실, 지난 KEFKRIT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오마 에스(OMAR-S, 2011년)테렌스 딕슨(Terrence Dixon, 2012년)의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로버트 후드의 [Paradise] 역시 '거장의 컴백 앨범'답지 않게 대중매체 등을 통한 PR 활동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는 '안티메인스트림 비즈니스 전략'을 표방했던 UNDERGROUND RESISTANCE의 창립 도그마를 지금까지 계속 준수하고자 하는 원조 장인들의 외골수 정신에서 기인하는 바이기에 'PR에 무심한' [Paradise] 앨범에 대한 정통 디트로이트 테크노 팬들의 신뢰감은 역으로 더 커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음악적인 측면에서도 [Paradise]는 UNDERGROUND RESISTANCE 시절의 초심을 잃지 않고자 하는 로버트 후드의 의지가 여느 때보다 강하게 묻어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댄스플로어를 염두에 둔 돌직구 비트 루핑("Let's Ride"가 그중 단연 압권이다)에 의해 모든 매카니즘이 설계된 [Paradise]의 제작 공법은 초기 U.R. 시절 로버트 후드의 작품들을 떠올리게 될 정도로 극 간단명료하기 때문. 그러면서도 재지한 건반이나 소울풀한 보컬 샘플, 짧게 끊어치는 기타 스트로크 등을 추임새 놓듯 낭비됨없이 적시적소에 가미하여, 호전적이다 싶을만큼 스트레이트하게 젖어드는 언더그라운드 댄스 모멘텀을 전혀 흐트려뜨리지 않고도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의 흥미로움까지 여유롭게 자아내는 노련함을 뽐낸다. '미니멀 테크노의 선구자'답게 심플한 패턴과 단선적 코스 안에서도 아티스트다운 창작센스를 원숙하게 가미시킨 FLOORPLAN의 역대급 작품.


"unbelievers"
18
VAMPIRE WEEKEND
MODERN VAMPIRES OF THE CITY
(
xl)
그래미상(Best Alternative Music Album)에 빛나는 컬럼비아대학 출신 '뉴요커 밴드' VAMPIRE WEEKEND(이하 V.W.)의 세번째 앨범 [Modern Vampires of the City]는, 성장이 멈춘 듯한 유년기 감수성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V.W. 특유의 팝 센스와 록밴드다운 로킹 그루브, 그리고 아이비리거다운 학구적 복잡성이 대중적인 취향에 맞게끔 '조화의 극치'를 이룬 V.W. 역대 최고의 작품이다. 개인적 사정(?)으로 V.W. 음악은 거의 듣지 않는다. 오히려 여러분들이 필자보다 이들의 음악을 더 잘 이해할 것으로 사료되므로(이 앨범은 세계적인 꼰대 음악 평론가 로버트 크리스트가우 어르신까지 극매료시킬만큼 남녀노소-범대중적인 친화성이 아주 높다. 이해하기 아주 쉬운 앨범이라는 뜻) 시간관계상 자세한 언급은 skip.


"broken dreams"
17
SPECIAL REQUEST
SOUL MUSIC
(
houndstooth)
요 몇년간 좀처럼 접할 수 없었던 정통 비트 걸작 앨범이 드디어 출현했으니, 잉글랜드 리즈(Leeds) 출신 DJ 겸 프로듀서 SPECIAL REQUEST의 데뷔 풀렝쓰 앨범 [Soul Music]이 바로 그것. SPECIAL REQUEST의 주인공 폴 울포드(Paul Woolford)는 지난 2006년 'BOBBY PERU'라는 닉네임과 함께 발표한 테크하우스(tech house) 싱글 "Erotic Discourse"로 언더그라운드 클럽계에서 반짝 유명세를 탄 바 있는데, 이후 클럽용 리믹스 앨범 이외에는 프로듀서로서 언급할만한 족적을 크게 남기진 못해왔다. 그러다 7년만인 지난 2013년, 가공할만한 브레이크(breaks) 더블앨범 [Soul Music]를 통해 일렉트로닉계에서 드디어 사고다운 사고를 제대로 치게 된 것이다. [Soul Music]은 '2013년 최고의 일렉트로닉 앨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날카로운 고품격 비트 컴비네이션/어레인징이 담겨있는 앨범이다. 초원시적인 질감과 파워풀한 자태를 뽐냈던 90년대 초-중반 브레이크비트(breakbeat)와 정글(jungle) 음악에서 추출→재가공된 일련의 싱코페이션 비트 퍼레이드는, 정작 오늘날의 UK 개러지나 테크노 음악에서는 접하기 힘든 'SPECIAL REQUEST'만의 독특한 펀치감과 세련된 그루브를 거침없이 폭발시켜낸다. 언더그라운드풍 샘플 레퍼토리와 빈티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그리고 주류권에선 이미 소외된 장르나 다름없는 정글과 브레이크의 비트 스트럭쳐 등을 모조리 들여와 오늘날 음악정서에 합당한 다이너마이트 파괴력, 펑키 그루브, 실험성, 예술성 등이 모두 탑재된 탈시대/탈장르 비트 앨범을 만들어낸 점은 앨범 자체의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 정말 칭찬 받아 마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Random Access Memories] (풀 앨범)
16
DAFT PUNK
RANDOM ACCESS MOMORIES
(
columbia)
앨범 재킷을 보라. 모터싸이클 라이딩용 헬멧과 SF영화에 등장하는 전사의 헬멧이 퓨전된 듯한 메탈 헬멧은 다펑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이미지가 아니었던가? 따라서 댄스클럽의 디스코텍에 어울릴 비인간적인 보코더와 살벌한 펑키 그루브로 또다시 질퍽하게 한 건 해줄 것만 같았던 다펑 횽님들이었지만, 놀랍게도 이번 4집 앨범 [Random Access Momories (이하 R.A.M.)]에는 과거에 우리가 알고 있던 그 다펑의 음악이 담겨있지 않다. [R.A.M.]은 다름아닌 비지스(Bee Gees), 조르지오 모로더(Giorgio Moroder),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로 상징되는 70년대 말 디스코(disco)에 바치는 헌정(tribute) 앨범인 것. 그러나 우리는 멜로우한 신씨사이저 리프와 슬로우록 템포의 드럼 비트, 여기에 퍼렐(Pharrell Williams)횽까지 등장하여 흑인 모타운펑크의 맛까지 첨가되어 있는 이 앨범을 통해 클럽/디스코텍뿐만 아니라 다용도(드라이빙, 에어로빅, MT 무드용 등등)로 부담없이 이지리스닝될 수 있는 다펑 음악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미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는 터라 질퍽한 싼마이 무드로 더이상의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는 다펑이기에, [R.A.M.]에서 이들은 자신들의 주무기인 펑키 리듬의 근원인 70년대 디스코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노련한 프로듀싱 터치로써 '그때 그시절' 빈티지 디스코 음악 안에 담긴 펑키 그루브, 음원 텍스쳐, 무드 등을 다펑 스타일에 합당하게 응용시켜내는 기염을 토한다. 70년대 아날로그 디스코의 펑키 그루브와 2000년대 다펑의 클럽일렉 펑키 그루브 간에 이어진 끈끈한 연결고리를 의미심장한 나레이션까지 곁들여가며 완벽하게 묘사/서술해낸 걸작 앨범!      
30-26   25-21   20-16   15-11   10-6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