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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S

The Top 30 Albums of 2011: #25 - #21




"Kindercut"
25
SEBASTIAN
Total
(ed banger)


"Monad"
24
EMPTYSET
Demiurge
(subtext)
잉글랜드 브리스톨 출신의 익스페리멘탈 일렉트로닉 듀오 EMPTYSET는 미국 태생의 프로듀서이자 덥스텝 레이블 Tectonic의 공동 창업자(그렇다. 바로 PINCH & SHACLKETON의 롭 엘리스와 함께 레이블을 설립했다) 제임스 긴즈버그(James Ginzburg)와 디제이 겸 전시회 큐레이터(!) 폴 퍼가스(Paul Purgas)에 의해 구성된 프로젝트 성격의 그룹이다. 2009년 셀프 타이틀 앨범에 이어 2011년 'EMPTYSET'이란 이름으로 발매된 두번째 앨범 [Demiurge]는, 유니크한 샘플과 비트의 조합으로 이루어졌던 미니멀 테크노 성향의 데뷔 앨범 [Emptyset]이 소극적으로나마 보여줬던 일말의 클럽 무드마저 완벽하게 지워버리고 미술 갤러리에나 어울릴 법한 고농도 불협화음의 전자 파편들에 의해 일렉음악의 필수요소인 리듬-템포-패턴이 드라마틱하게 난도질 혹은 제거되어 있다. 덥스텝과 가라지의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 포함된 브리스톨에서 예술 혼을 오랫동안 불태오던 이 두명의 터줏대감들이 [Demiurge]를 통해 쏟아낸 이 안티-댄스 소음들은, 우리가 그동안 익히 들어왔던 익스페리멘탈 일렉트로닉 거장들의 음악들, 특히 비트보다는 사운드 텍스쳐의 가공에 중점을 두었던 ALVA NOTO, PAN SONIC,  프랑크 브렛슈나이더 등이 기존에 보여줬던 추상적/실험적 전자 음향 조각 작품들과 테마/형식 면에서 유사한 궤적을 그린다. 하지만 지역 특산물인 그라임(폴 퍼가스)과 덥스텝(제임스 긴즈버그)에 음악적 기반을 둔 이들은 자메이칸 덥 베이스라인에서 가져온 듯한 싸구려 질감의 베이스 음향을 거칠게 왜곡시켜 부피와 볼륨감을 비정상적으로 키운 다음 상층부 레이어에서 짖눌러 압도하듯 모든 음향 소스들(날카롭게 정제시켜 갖다붙여진 각종 노이즈와 글리취 음향들, 그리고 간간히 베이스라인의 템포에 맞추어 약하게 두들겨지는 킥드럼 등)을 리드하며 앞서 언급했던 PAN SONIC류의 사운드 조각 음악들과는 또다른 형태의 우왁스러우면서도 다이내믹한 실험적 추상 베이스 음악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렇게 싸이코스러울 정도로 귓전을 때리는 베이스 왜곡음과 노이즈/글리취 사운드의 믹스 음향은 초기 UK 언더그라운드 가라지 뮤지션들의 터치처럼 거칠고 공격적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어떤 단정하고 고급스러운 사운드 디자인/앱스트랙트 익스페리멘탈 음악들보다 훨씬 더 풍부한 현실적 어필 요소(요즘 트랜드는 베이스 뮤직 아닌가)와 아름다운(?) 질감의 음향 조합을 갖추고 있으니, 바로 그런 의미에서 [Demiurgs]는 올해 최고의 텍스쳐(지향의) 뮤직 앨범으로써 전혀 손색이 없는 완성도를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자신있게 평가내릴 수 있을 것이다.


"Little Blue House"
23
UNKNOWN MORTAL ORCHESTRA
Unknown Mortal Orchestra
(fat possum / true panther)


"Descent to the Zenith"
22
EARTH
Angels of Darkness, Demons Of Light 1
(southern lord)
미국 시애틀 출신의 드론 둠 밴드 EARTH의 리더 겸 기타리스트 딜런 칼슨(Dylan Carlson)은 커트 코베인(Kurt Cobain)의 절친으로써 한동안 록 미디어에서 뻔질나게 등장했던 유명인사였다. 사라진 모던록 영웅의 절친이라는 이유 뿐만이 아니라 커트 코베인이 자살의 도구로써 사용한 12구경 샷건의 실제 구매자가 바로 딜런 칼슨이었기 때문에 항상 커트 코베인 관련 다큐멘타리를 제작할 때면 제작진들이 그의 집에 무턱대고 찾아가 수 시간 동안 민폐를 끼쳤다고들 한다. 게다가 지병(우울증, 약물중독과 간염?)으로 인해 밴드 운영이 불규칙했고(9년-3년의 공백기들), 이를 견디지 못한 멤버들이 뻔질나게 탈퇴를 거듭하는 등 음악생활과 사생활 모두 암울한 궤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딜런 칼슨에게 결국 '둠(doom: 파멸, 불길한 운명)' 이란 영역을 선택했던 것은 운명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겠는데, 아무튼 그의 밴드 EARTH는 데뷔 이후 줄기차게 암울함과 어둠이 교차하는 슬로우 템포 인스트루멘탈의 끝없는 지평선 위에서 고독한 둠 파노라마를 근 20년 동안 힘겹게 써내려오고 있다. 딜런 칼슨의 지병(간염인가? 자료가 없기에 이번에도 자체검열 바란다)으로 3년만에 다시 선을 보인 새앨범 [Angels of Darkness, Demons Of Light 1]은 오직 미국 뮤지션들만 할 수 있는 황량하면서도 우울한 미국식(Americana) 사운드스케잎(예를 들면 '황야의 무법자 OST' 혹은 '쟈니 캐쉬 사운드' 등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그 분위기)이 물씬 풍기는 클린톤 기타리프가 1시간 동안 쉬지 않고 반복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어찌보면 아주 천편일률적인 스타일로 일관하는 듯한 딜런 칼슨의 록 스케일 기타리프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루스처럼 처연하면서도 헤비메틀처럼 묵직하며 다크 앰비언트처럼 음산한 악몽을 꾸는 듯한 풍부한 삘과 다양한 억양들을 여유롭게 무한생성하고 있으며, 게다가 엄숙하게 중저음계를 장식하는 첼로 사운드, 흐느적대듯 얌전한 비트 추임새를 넣는 드럼, 질감 풍부한 드론 음향을 묵직하게 터트리는 베이스라인 등 딜런 칼슨의 고독한 무한 리프를 근저에서 천천히 받혀주는 다른 유닛들의 배킹 연주 역시 어둠-빛, 아름다움-음산함을 드라마틱하게 넘나드는 이번 앨범을 논함에 있어서 빠뜨려선 안될 '빛나는 조연급' 존재감을 훌륭하게 드러낸다. EARTH의 음악 성향은 엄밀히 말하자면 메틀과 모던록의 교집합 영역에 속하는 터라 장르에 대한 편가름/편식이 다소 존재하는 국내에서는 이들의 입지가 다소 애매했고 따라서 팬들도 그다지 많은 것 같지는 않은데, '드론 메틀(drone metal)' 혹은 '드론 둠(drone doom)'이라는 장르의 선각자로써 SUNN O))), BORIS 같은 현역 후배 드론 메틀 밴드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력을 끼쳤던 '살아있는(불귀의 객이 된 커트 코베인과 달리 그는 아직 살아있다)' 레전드 딜런 칼슨에 대해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최소한의 경의를 표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기타 한대와 슬로우템포에만 의존하여 [Angels of Darkness, Demons Of Light 1]처럼 독특한 분위기를 노련하게 연출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딜런 칼슨 단 한 명 뿐이라는 점... 앨범을 완청한다면 분명 어느정도 수긍할 수 있을 터이니......


"Sleep Dealer"
21
ONEOHTRIX POINT NEVER
Replica
(self-released)
30-26   25-21   20-16   15-11   10-6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