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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HIP-HOP

STRANGE FRUIT PROJECT: A Dreamer's Journey (2011)


소울 충만한 세명의 실력파 MC들로 구성된 언더그라운드 힙합 그룹 Strange Fruit Project가 올해 9월 대망의 세번째 앨범 [A Dreamer's Journey]를 들고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이들은 프로듀서겸 랩퍼로 활동중인 Symbolic One (S1) 과 Myth, 그리고 Myone (My Own)으로 구성된 미국 텍사스 출신 그룹으로, 지난 2006년 [The Healing] 앨범으로 혜성처럼 등장하여 수많은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은 이후 5년 동안 에리카 바두(Erykah Badu), 리틀 부라더(Little Brother), 칩 푸(Chip Fu) 등과 같은 유명 뮤지션들과 작업을 해왔으며, 특히 Strange Fruit Project 멤버중 한명인 S1은 카니에 웨스트(Kanye West)의 "Power", 비욘세(Beyonce)의 "The Best Thing I Never Had", 탈립 쿠엘리(Talib Kweli)의 "Mr. International"과 같은 히트 트랙들을 프로듀싱 해주면서 자신의 진가를 뽐내기도 했다.

이 재능있는 세 명의 뮤지션이 이번에 새롭게 내놓은 앨범 [A Dreamer's Journey]은, '꿈꾸는 자들의 여행' 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몽환적이면서도 재지한 바이브 특유의 나른함을 시종일관 유지하며 힙합 본연의 맛깔난 그루브와 훅을 동시에 살려낸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A Dreamer's Intro", 즉 '꿈꾸는 자들의 첫 시작' 은 정말 꿈꾸는 듯한 느낌의 앰비언트적 터치가 인상적인 오프닝 트랙으로, 마치 호주의 애버리지니 부족이 사용하는 디거리두 악기 소리 같이 뿌웅뿌웅하는 사운드와 라이브 기타의 절묘한 만남으로 여행의 시작을 부드럽게 알린다. 진정한 힙합 여행이 시작되는 두번째 트랙 "I'm Goin' Far"는 미니멀한 트라이벌 드럼과 기타 조화로운 건반 사운드들이 합쳐지면서 마치 모든 게 축복스러운 듯 가볍고 즐거운 여행 분위기의 하모니를 자아내며, 다음 트랙 "Heartbeat"는 정말 '이것이 내 심장이다' 라고 하는 듯이 울려대는 808드럼 사운드와 마치 라이브 연주를 연상시키는 스네어 롤, fill-in과 심벌 때리기가 매우 인상적으로 펼쳐진다. 동시에 맞아 떨어지는 악기의 세션 효과와 그밖에 화려한 배경연주들이 Funk-Jazz 같은 느낌을 전달하듯 매우 라이브밴드스러운 소리를 들려주는 "Bigger Than Me"에서는 Trey of Mojoe가 보컬로 참여, 진한 보이스를 뿜어내며, 빅보이횽의 간지 솟구치는 목소리를 샘플링하여 훅처럼 사용한 여섯번째 트랙 "1,2"에서는 vinyl 정전기 사운드와 보컬 화음, 그리고 리드 사운드가 미니멀 하우스 테크노의 몽환적 분위기를 조성해나가기도 한다.

신나게 달리다가 잠깐 숨 좀 돌리는 트랙 "Daydreamin'" 에서는 잔잔하고 따뜻한 느낌의 기타와 보컬사운드가 마치 '이제부터는 좀 멜로하게 가보자' 며 속삭이듯 우리를 따뜻한 태양빛으로 이끌어 벌꿀 같은 낮잠의 세계로 인도하며, 이어지는 "Gotta Move" 에서는 여성보컬 요란다 존슨(Yolanda Johnson)의 달달한 보컬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데 특히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드럼 브레이크는 마치 콘아이스크림 다 먹고 마지막 꼭다리에 나오는 쵸코렛처럼 맛깔나게 끝부분을 장식해 준다.

하지만 사람이 좋은 꿈만 계속 꿀 수 있겠는가, 잠 잘자다가 식은땀 흘리게 만드는 그런 꿈이 바로, "Big Time" 트랙이 아닐까. 전 트랙 "Daydreamin'"에서 등장했던 보컬 Grey와 함께 발군의 랩퍼 Rhymefest가 같이 트랙을 빛내주는데, 디스토션된 듯한 사운드와 함께 점점 타이트하게 고조되는 압박감은 '바로 지금이 비상사태다!' 라고 경고하는 듯 우리를 긴장에 빠지게 만들지만 뒷부분의 보컬과 기타 콤보는 화들짝 놀란 우리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해주듯 감미롭게 노래를 매조지한다.

엘범 전체를 쭉 들어보면 느낄 수 있듯이, 건반 등과 여러 사운드들을 들어보면 마치 Funk, Soul 이나 Jazz에서 들을 수 있었던 고급스러운 감흥을 맛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 필자는 필라델피아의 The Roots나 D'Angelo와 같은 뮤지션들과 영감을 공유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또한, 여러가지 몽환적인 사운드를 고려해보면 사이키델릭 음악의 영향 또한 이번 앨범을 통해 느낄 수 있는데, 자 이제 우리 모두 잘 숙성된, 이 '괴상한 과일(Strange Fruit)'을 와인으로 담궈먹고 꿈나라로 여행을 한번 떠나보자.

RATING: 79/100

written by Sea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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