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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HIP-HOP

PITBULL: Planet Pit (2011)


'Mr. Worldwide' 로 불리우는 미국 마이애미 출신의 랩퍼 핏불(Pitbull)이 지난 6월 17일 여섯번째 정규앨범 [Planet Pit]를 발표하면서 우리들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말그대로 '월드스타' 라는 칭호에 걸맞게 그의 음악들은 전세계의 어느 클럽에 가져다 놓아도 너무나 잘어울리는 글로벌친화적인 메리트를 두루 지니고 있다. 물론 필자는 아직 전세계 클럽에 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의 이전 앨범들에 수록되어있는 "Hotel Room Service", "I Know You Want Me (Calle Ocho)", "Bon Bon" 등과 같은 메가히트 싱글들을 들어보면 필자의 말에 어느정도 수긍이 갈 것이다(여담으로 필자는 처음 "I Know You Want Me"를 들었을때, 국내유명그룹 컨트리꼬꼬의 노래인줄 알고 착각했을 정도로 매우 친숙하게 들려졌던 기억이 있다).

불횽에 대해 잠시 소개하자면, 그는 쿠바계 미국인으로 마이애미 베이스(Miami bass)음악과 '살사의 여왕' 셀리아 크루스(Celia Cruz)와 같은 라틴/쿠바음악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으며, 또한 라틴하면 빼놓을수 없는 섹시디바 제니퍼로페즈의 신곡 "On The Floor"에 피쳐링 참여할 정도로 라틴 아메리칸 문화인임을 자랑한다. 그는 16세 당시 drug dealer, 즉 마약판매업에 잠시 발을 들이게 되고, 이를 보다못한 그의 어머니에 의해 집에서 추방... 쫒겨나게 되는 힘든 시기를 겪기도 한다. 이후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모든 암울함을 뒤로한 채 랩에 전념, 드디어 2001년 Luke Records사와 계약하는 업적을 이룬다. 이듬해인 2002년, 그는 릴존횽의 앨범 [Kings of Crunk]에 피쳐링 가수로 참여하면서 프로페셔널 랩퍼로서 공식적인 첫발을 내딛게 된다. 자신을 '핏불'이라고 칭한 연유는 '한번 물면 절대 놓지않는 핏불과 자신이 매우 닮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 이러한 끈질긴 핏불의 파이터정신은 과거 자신이 걸어온 거친 삶을 대변하기에 아주 딱이었을 것이리라.

이번 [Planet Pit] 앨범의 첫번째 싱글곡이자 네번째 트랙 "Hey Baby (Drop It to the Floor)"는 히트곡 제조기로 이미 거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T-Pain횽의 오토튠 보컬을 접할 수 있으며, 그 사이로 90년대를 휩쓸었던 여성 힙합 트리오 Salt-N-Pepa의 "Push It" 샘플링이 들리기도 한다. 특히 이곡에서 불횽의 매우 느끼한, 마치 리마리오같은 목소리의 중독성있는 훅, "우 베이비 베이베~ 라라라라라라라"가 계속 뇌리를 맴돌게 한다.

두번째 트랙 "Give Me Everything"에서는 니요(Ne-Yo)횽의 소울풀한 보컬을 들을 수 있으며, 핏불횽의 랩은 원나잇스탠드를 매우 로맨틱하게 들리게 만드는 서양식 뻐꾸기 신공을 멋들어지게 보여준다. 세번째 트랙 "Rain Over Me" 는 시원시원한 신스사운드로 무장한 클럽 댄스곡으로 라틴팝의 슈퍼스타 마크 앤서니(Marc Anthony)의 기름진 보컬이 나름 이목을 끈다.

다섯번째 트랙 "Pause"는 마치 LMFAO의 "Sorry for the Party Rocking"에서 들을 수 있었던 신스 리드사운드와 흡사한 느낌으로 연출된 곡으로, 거기에 에너지 넘치는 라틴댄스 비트와 불횽 특유의 클럽전용 랩핑이 더해져 핏불만의 전매특허 음악 스타일을 거침없이 표출한다.

일곱번째 곡 "Shake Senora"는 부족(tribe) 느낌의 하우스비트로, 한때 레게 댄스신을 주름잡던 션 폴(Sean Paul)의 목소리를 오랜만에 들을 수 있어 반가운데, 특히 인트로의 느낌은 매우 남미스러운, 마치 개콘의 곤잘레스를 연상시킨다고나 할까. 핏불의 매력을 느끼기에 더이상의 설명은 필요없다, 그냥 라따라따 아랐다, 세뇨라!

여덟번째 곡 "Love International"은 팝 음악 시장에 그의 월드스타 이미지를 굳게 심어주는 곡으로, 또다른 걸출한 월드스타 듀오 니요(Ne-Yo)횽과 크리스브라운(Chris Brown)횽이 피처링 뮤지션으로써 아주 멋진 훅을 보여준다(사실 대중적 인기만을 따진다면 칸예나 제이지 부럽지 않은 이 두 횽아들이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이곡은 '인터네셔널'이기에 충분하다). 다음 곡 "Castle Made of Sand"는 라디오에서 자주 들을 수 있을 법한 다소 이질적인 분위기의 발라드풍 랩 트랙인데, 에미넴의 "Love the Way You Lie"가 히트친 이후 이런 류의 랩음악이 앨범에 한곡쯤 넣어줄만한 스타일 쯤으로 요즘 음반시장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음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이어지는 열번째 곡 "Took My Love"는 90년대 하우스비트의 재향연과 함께 미국 댄스음악의 거성 크리스탈 워터스(Crystal Waters)의 "Gypsy Woman" 샘플까지 겉저리로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시원하면서도 강렬한 댄스비트로 무장한 핏불의 이번 신보는, 핏불이 월드스타의 반열에 다시한번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한 사운드로 채워져 있다. 귀를 잡아끄는 훅의 기능성이 십분 발휘된 후렴구와 함께 최신유행하는 세련된 신스사운드까지 더해지면서 왕년에 화려하게 과시했던 핏불만의 클럽점령기를 다시 감상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 다만 필자의 개인적 느낌으로는, 서두에서 언급했던 예전 히트곡들에 비해 뭐랄까 뇌리에 쑥 박히는 듯한 느낌은 이번 앨범에서 조금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그의 거한 존재감을 이미 오래전부터 익숙하게 인식하고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핏불다운 파티락킹 힙합퍼의 강렬한 모습을 [Planet Pit]의 첫번째곡부터 마지막곡까지 너무나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열광적인 팬이라면 핏불 전매특허의 화려함이 살아있는 이번 앨범에 대해 절대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RATING: 69/100

written by Sean 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