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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HIP-HOP

CHRIS BROWN: Boy In Detention (2011)


힙합, 알앤비의 악동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이 지난 8월 4일 새 믹스테잎 앨범 [Boy In Detention]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믹스테잎에서, 그동안 대중에게 익숙하게 보여줬던 알앤비 싱어로써의 재능뿐만 아니라 랩퍼로써의 실력또한 유감없이 보여주며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고자 한다. 또한 Swizz Beatz, David Banner, 9th Wonder, J.U.S.T.I.C.E. League 등 실력있는 프로듀서들이 앨범에 참여했으며, 요즘 한창 인기몰이중인 Wiz Khalifa와 Big K.R.I.T. 그리고 랩퍼 Kevin McCall 등 다양한 뮤지션들이 피쳐링으로 가담하여 앨범을 빛내주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요즘 '틴팝의 우상' 으로 등극한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가 참여해 랩을 작렬해주었다는 것이다. 늘 그렇듯이 흑백과도 같은 극단적 평을 몰고 다니는 저스틴 비버지만, 어찌되었든 그의 참여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한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앨범 오프너 "First 48" 에서는 예전부터 얘기해온 술과 여자 등의 내용과 더불어 그를 싫어하는 안티들을 향한 강력한 메세지를 가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명프로듀서 Swizz Beatz와 랩퍼 Kevin McCall이 참여한 세번째 트랙 "Freaky I'm Iz'"에서는 노래 제목처럼 그들이 얼마나 여성들에게 매력적인 존재들인가에 대해서 랩하며, '내가 제일 잘 나간다' 라고 거들먹거리며 들썩이는 파티/클럽곡 "Body on Mine" 에서는 새내기 여성 알앤비 보컬인 Seven이 참여하여 상큼한 클럽 분위기를 북돋아준다(현재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 공간 등에서 여러 사람들이 아직도 국내 톱스타 세븐(Se7en)과 많이 헷갈려하는 의견들을 상당히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여담으로 필자도 잠시 헷갈렸던 아찔한 경험이 있다).

브라운의 원래 전공인 알앤비를 십분살려 멜로우한 모습을 다시 보여주는 여섯번째 곡 "Private Dancer" 에서는 '클럽에서 맘에 드는 아름다운 이성과 같이 둘이서만 춤을 추고 싶다' 는 그의 외로움과 갈망을 드러내보이기도 한다. 아홉번째 곡 "Real Hip-Hop #4" 은 이 믹스테잎에서 가장 돋보이는 트랙으로, 'Real Hip-Hop' 이라는 제목답게 언더그라운드 힙합장인 9th Wonder 형이 만들어준 특유의 시원한 Boom Bap 비트를 강렬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그가 항상 외치던 '살짝 유치한' 기존의 가사들과 달리, 브라운의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그의 랩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문제의 열한번째 곡 "Ladies Love Me" 에서는 팝 슈퍼스타 저스틴 비버의 폭풍랩을 접할 수 있는데, 그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팝스타적인 이미지와 달리 이 곡에서는 쉴새없이 속사포 랩을 뿜어내어 그를 아는 음악팬들에게 상당한 놀라움을 선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이번 믹스테잎 [Boy In Detention]은 크리스 브라운의 새로운 면모, 즉 래핑하는 그의 모습을 상당히 많이 접할 수 있는 앨범이며, 저스틴 비버 등과 같은 피쳐링 진용 역시 꽤나 신선함을 보여주고 있다. 랩을 본업으로 삼는 "랩퍼", 즉 흔히들 생각하는 탑 레전드 랩퍼들과 비교하면 좀 실력차이가 느껴질 수 있겠지만, 왠만한 애버리지 수준의 랩퍼들과 비교할 때 절대 뒤지지 않는 그의 랩 실력을 들을 수 있는 점이 신선한 특징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또한 9th Wonder까지 끌어들여 언더그라운드 힙합적인 요소를 더욱 첨가하고자 했는데, 사실 필자의 느낌으로는, 그의 개인적인 시도 자체의 관점으로만 봤을 때엔 분명 '새롭다' 라고 할만한 것들이지만, 역시 '크리스 브라운' 하면 [Exclusive (2007)] 앨범의 분위기처럼 좀더 주류적이면서도 모던한 분위기의 알앤비나 클럽곡에 더 잘어울리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아무튼 [Boy In Detention]은 완성도를 떠나 앨범 제목처럼 '구금당한 소년', 즉 악동 알앤비 청년 크리스 브라운의 여러가지 스타일과 면모를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므로, 그를 추종하는 팬들에게는 나름 필청을 해야 하는 새앨범이 아닐까 싶다. 

RATING: 64/100

written by Sean 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