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S: Cults (2011)

"Most Wanted"

"Go Outside"

혼성 록 듀오 CULTS의 매덜린 폴린과 브라이언 어블리비언은 실제 연인 사이로, 영화 공부를 같이 하기 위해 찾은 뉴욕에서 영화가 아닌 음악으로 예상치 않은 대박 히트를 치게 되었다. 최근 강력한 음악적 경향인 '바이럴 마케팅' 의 또다른 수혜자로써 그들은 별다른 프로모션적 노력 없이 음악활동을 시작한 지 딱 1년만에 메이져 레이블 Columbia Records와 앨범 계약을 채결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들의 데뷔 앨범 [Cults]는 총 11곡이 수록되어 있지만 2~3분 여의 짧은 러닝 타임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곡들이 스피디하면서도 생기 발랄하게 치고 빠지는 미니멀 팝의 전형적 성격을 내비치고 있다. 요즘 인디 록의 대세 '로-파이' 덕목을 준수하는 답답한 기운의 레코딩 퀄리티, 60년대 수 톰슨(Sue Thompson)의 올디스 팝에서나 들을 법한 매덜린의 깜찍하고 귀염성있는 보이스 질감, 가라지 서프 팝 취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브라이언의 쟁글 기타 스트로크 등의 요소들이 한데 뭉쳐 복고 영화적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생기발랄한 인디 퍼즈 팝 앨범을 생산해낸다.

CULTS의 인디 감성 충만한 싸운드는 마치 MAZZY STAR의 비주얼을 동경하는 듯 하면서도 인디 장르들의 그 어떤 이질적 특성들보다 발랄하고 달콤한 올드 팝 감수성을 우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의 치명적 결점은 이 '팝 감수성' 의 배분이 너무 불공평하게(?) 이뤄지면서 수록곡 대부분이 보컬 과잉의 경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인디 가라지 노이즈 팝 느낌이 지배적인 "Abducted" 같은 곡 마저도 매덜린/브라이언 커플의 달달한 팝 보컬 하모니에 모든 분위기가 지나치게 압도되고 있으며 단순 미드템포의 복고 영화 배경 음악들을 연상시키는 "Most Wanted", "Walk At Night" 에서는 매럴린의 보컬 파트 영역을 우선적으로 확보해주려는 배킹 연주들의 소극적 태도 때문에 노래에서 사전에 의도된 독특한 무드를 100% 살려내는 데 실패한다. 또한 전형적인 '쿵짜작쿵짝' 스윙 템포로 일관하는 "Never Saw The Point" 역시 THE KILLS처럼 싸이키델릭한 감성을 좀 더 표현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기타와 그외 배킹 연주들이 너무 몸을 사리는 모습을 또다시 노출한다.

이들의 앨범은 발매되자마자 온라인-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음악팬들과 미디어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유수의 음악 평론 리뷰 저널들로부터도 상당히 높은 평점을 받아내는 등 '성공적 데뷔' 라고 단정해도 무방할 정도의 훈훈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중이다. 뉴욕에서 영화 전공을 한 젊은 커플의 귀염성 있으면서도 펑크 스피릿 다분한 로-파이 기타 팝 음악은 음악성을 떠나 하위 문화 트랜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10대 후반~20대 초반 음악팬들의 관심을 바짝 끌어들일만한 외적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실제 음악적인 면에서도 초보 뮤지션치고는 센스와 삘 충만한 빈티지 싸운드를 수려하게 뽑아내고 있지만, 보컬 위주의 팝 경향으로 너무 흐르게 되면서 배킹 싸운드들이 수록곡 모두 똑같은 강도와 난이도로 밋밋하게 깔리고 있고 보컬 멜로디-보이스 톤 역시 너무 일관적이라 감정 표현의 스펙트럼이 그다지 다양하게 느껴지지 않는 등 이번 앨범을 결코 MAZZY STAR의 앨범들과 동급으로 비교불가케 하는 이들만의 취약 요소들도 분명히 상당량 드러내고 있다. 이 때문에 데뷔 앨범 [Cults]는 어떤 특별한 예술적 완성도를 가진 스매쉬 앨범이 아닌, 잘 다듬어진 빈티지 취향의 '팝 앨범' 정도의 평가 선에서 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RATING: 65/100

written by Byungkwan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