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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HIP-HOP

JAY-Z & KANYE WEST: Watch the Throne (2011)


Jay-Z와 Kanye West의 첫번째 콜라보레이션 앨범인 [Watch The Throne]이 지난 8월 8일에 발매되었다. 그들의 큰 행보만큼이나 이번 앨범에 대한 의견들도 '아주 굉장한 퀄리티를 지니고 있다', 혹은 '음악에 비해서 거품이 많다' 등 반반으로 갈리고 있는데, 사실 이런 논쟁들이 이번만큼은 그다지 심각하게 다뤄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물론 필자 개인적으로도 엄청난 대작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이미 Jay와 Ye, 이 두 거물들이 콤보로 함께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들어버림과 동시에 적어도 크게 실망스러운 작품은 나오지 않을 것 같은 확신이 들었으니까. 

일단 프로덕션 참여와 피쳐링을 보면, "왕좌를 보라"라는 앨범의 제목답게 매우 화려한 진용을 자랑하고 있다. 우탱의 리쟈횽, 넵튠스횽, 큐팁횽, 스위즈 비츠횽 등 큰횽들이 모여서 프로덕션에 참여해주었으며, 제이지의 부인인 비욘세 역시 두번째 트랙인 "Lift Off" 에 참여해 시원시원한 목소리를 선보인다.  또한 더티 사우스(Dirty South), 즉 서던 힙합(Southern hip-hop) 음악의 창시자로 알려진 마이크 딘(Mike Dean)이 프로덕션에 참여하여 눈길을 끌며, 요즘 단단히 뜨고 있는 Odd Future의 R&B 싱어 프랭크 오션(Frank Ocean) 역시 보컬피쳐링을 선보이기도 한다. 또한 설명이 필요없는 레전드 오티스 레딩(Otis Redding)과 커티스 메이필드(Curtis Mayfield)까지 앨범에 피쳐링으로 참여하여 앨범의 위용에 거장다운 풍모와 힘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앨범을 살펴보자면, Jay와 Ye 이 두 명의 개인적 취향이 매 트랙마다 균형있게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또한 곡의 주제와 내용들 역시 마스터 콤보의 작품답게 하나하나 거한 느낌을 지니고 있다. 첫번째 트랙인 "No Church In The Wild"는 칸예의 [808s & Heartbreak (2008)] 앨범에서 들을 수 있던 다크한 느낌이 지배적인 곡으로, 오토튠(Auto-Tune)된 보컬의 만화와 같은 느낌과 종종 튀어나오는 동물 울음소리 등이 적절하게 믹스되어 사파리와 같은 와일드하면서도 재미있는 느낌을 동시에 드러낸다. 또한 으르렁대는 듯한 느낌의 베이스라인과 신디사이져소리, 그리고 프랭크 오션형의 매우 철학적인 내용의 보컬이 어우러져 거칠면서도 혼란스러운 듯 묘한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마치 영화를 한편 찍은 듯한 느낌이랄까. 랩의 가사 역시 매우 시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 제이지의 가사를 보면, 전부터 무성하게 들리던 제이지-사탄숭배자 소문을 마치 즐기기라도 하듯이, 종교에 대한 의문과 반종교적인 사상들을 적어놓았다(물론 자신이 '뉴욕의 왕' 이라고 항상 생각하는 제이지횽인만큼, 자기 자랑역시 백미로 적어놓는 것은 잊지 않았다). 그리고 두번째 파트에서 흘러나오는 칸예의 랩 내용 역시 제이지와 비슷한 소재를 담고 있다. 하지만 노래의 말미에 나오는 깜찍하면서도 오묘한 느낌의 아웃트로는 마치 오케스트라를 동반한 뮤지컬 공연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면서 곡 자체의 아이러니한 매력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해낸다.

네번째 트랙 "Otis"에서는 전설의 가수 오티스 레딩이 등장하여 맛깔나는 목소리를 선사하며, 그의 목소리를 이용한 샘플링 역시 한스푼의 양념처럼 곡 자체의 재미와 풍미를 한껏 더해준다. 다섯번째 트랙 "Gotta Have It" 은 넵튠즈의 프로덕션으로 만들어진 곡으로 넵튠즈 특유의 짜임새있고 감각있는 비트를 어김없이 느낄 수 있으며, 이어지는 곡 "New Day"는 우탱의 리쟈와 칸예가 공동 프로듀싱한 곡으로, 재즈싱어 니나 시몬의 목소리에 오토튠을 걸어서 비장한 느낌으로 승화시킨 리쟈 특유의 프로듀싱 감각을 변함없이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스위즈 비츠가 손수 프로듀싱한 여덟번째 트랙 "Welcome to the Jungle" 에서는 스위즈 비츠 특유의 신나는 비트를 부담없이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에서 오토튠을 상당히 자주 들을 수 있는데, 바로 제이지가 'Death of  Auto-tune' 즉 '오토튠의 종결'을 공공연히 주장해왔던 인물인지라, 과연 이러한 넌센스같은 선택이 어떤 연유로 이뤄진 것인지 살짝 의아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앨범을 전체적으로 들어보자면, 마치 제이지와 카니예, 그들을 위한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나름의 고급스러운 테마와 분위기가 세련된 터치로 드리워져 있는데, 필자의 느낌으로는 음악 그 자체만으로 감성을 전달하려 하기보다는 영화와 같은 장면을 음악으로 청각화/연출해낸 한편의 힙합 OST 앨범 같은 느낌을 받았다. 단, 아주 파격적이거나 신선한 감은 그들의 솔로 걸작들보다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음악의 종합적 퀄리티만큼은 (그들의 네임벨류를 배신하지 않고)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주기에 충분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RATING: 80/100

written by Sea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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