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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ALT & INDIE

CHAD VANGAALEN: Diaper Island (2011)


캐나다 캘거리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채드 밴 갈런 (Chad VanGaalen)은 다재다능한 자신의 음악성을 캐나다 특유의 록 감성으로 꾸준하게 펼쳐나가는 올라운드 뮤지션이다. 같은 캐나다 출신의 마에스트로 닐 영으로부터 시작된 캐나다식 포크록의 영향 아래 6-70년대 영-미 가라지(garage) 록과 90-2000년대 로-파이/DIY 프로덕션 스타일을 적절하게 버무려낸 싸운드를 특징으로 하고 있으며, 데뷔 앨범 [Infiniheart (2004)] 이후 혼자만의 고집스런 제조방식을 통해 발표한 다양한 형태의 앨범들은 닐 영 못지 않은 음악적 진지함과 재기발랄함으로 항상 넘쳐났다.


새 앨범 [Diaper Island]는 채드 밴 갈런의 통산 4번째 정규 앨범으로, 고향 캘거리에 위치한 자신의 홈 스튜디오 Yoko Eno에서 레코딩을 완성해낸 최초의 앨범이기도 하다. 훨씬 좋은 부대시설로 업그레이드된 녹음환경 덕분에 이번 앨범은 자신의 좁은 지하실을 개조한 간이 스튜디오에서 전부 녹음이 이루어졌던 이전 앨범들보다 훨씬 풍성하고 깨끗한(?) 로-파이 싸운드를 잡아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사실 전작 [Phantom Anthills (2008)]과 'BLACK MOLD' 라는 예명을 달고 발표했던 프로젝트 앨범 [Snow Blindness is Crystal Antz (2009)]는 일렉트로닉과 아방가르드에 대한 지나친 관심으로 밴 갈런 본연의 음악 루트를 다소 혼란스럽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작 [Diaper Island]에서는 전작들에서의 일렉트로닉/익스페리멘탈적 요소들을 상당부분 거세하거나 정돈하고 순수주의 로큰롤과 포크의 재탐구에 더 큰 역점을 두고 있다. 


간편한 포크송 "Peace On The Rise" 에서는 존 밴더슬라이스를 연상시키는 인디 발라드 보컬의 감미로운 무드와 아방가르드풍 챔버 싸운드/노이즈 드론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Burning Photographs" 에서는 전자 불협화음의 미니멀/포크화를 FLAMING LIPS나 SONIC YOUTH보다 더 쉽고 깨끗한 형식으로 실현시켜낸다. "Heavy Stones" 와 "Sara" 에서는 닐 영의 하모니카 포크록을 퀘벡식 로-파이 무드로 완벽하게 변형시키고 있으며, "Replace Me" 에서는 KILLERS와 같은 록스타를 꿈꾸듯 포스트펑크의 기분을 한껏 만끽한다. "Blonde Hash"와 "Freedom for a Policeman" 은 60년대 후반 싸이키델릭 가라지 록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전형적인 로-파이의 단순미를 강조한 "Shave My Pussy" 는 싸이코스러운 가사와 더불어 전작 [Phantom Anthills]에서 즐겨 사용했던 우쿨렐레의 오묘한 음색과 키보드 노이즈가 한데 엉켜 폐쇄적이면서도 기괴한 무드를 형성하는 특급 싸이키델릭 포크 트랙이다.     


언제나 자유로운 아웃사이더적 풍모가 드리워진 음악을 혼자만의 방식으로 외롭게 펼쳐온 채드 밴 갈런의 '로큰롤 회귀' 야심작 [Diaper Island]는, IDM의 장난스러움과 일렉트로의 노골적 비트로 무장된 전작 [Phantom Anthills] 앨범의 "Phantom Anthills", "TMNT Mask" 에 열광했던 팬들에게 다소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는 'ROCK' 스타일의 정공법을 택했지만, 어차피 채드 밴 갈렌에게 일렉트로닉 음악 쏘스는 음악 작업 과정에서 언제나 싸이드 디쉬 (side dish) 역할만 했을 뿐 메인 메뉴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로큰롤이었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은 그의 음악적 아이덴티티를 다시 다잡는 터닝 포인트 역할을 충분히 해 주고 있으며, 이러한 일렉트로의 감각적인 사탕발림 요소들이 대거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작 [Phantom Anthills]을 훨씬 뛰어넘는 풍성한 팝 센스와 멜로디 훅(hook)들을 갖추고 있다.

RATING: 81/100

written by Byungkwan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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