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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ALT & INDIE

BONNIE "PRINCE" BILLY & THE CAIRO GANG: Island Brothers (2011)


미국 인디 포크계 최고의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 BONNIE "PRINCE" BILLY (본명: Will Oldham) 는 새로운 앨범들을 거의 매년 발표하면서 진보와 퇴보를 계속 반복하며 왕성한 음악적 행보를 꾸준하게 과시해왔다. 외모에서 풍기는 기이한 아우라처럼, 그의 음악은 다른 젊은 포크 뮤지션들에 비해 '훨씬' 실험적이고 '덜' 트랜디한 삐딱이 노선을 유지해왔다. 그렇다고 해서 BONNIE "PRINCE" BILLY 의 포크 음악이 SWANS 같은 익스페리멘탈 포크 음악처럼 어렵거나 난해하지도 않다. 그가 발표하는 앨범들에는 항상 심각하면서도 복잡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이 담겨 있지만, 미국 토속 포크음악의 정석을 걷는 교과서적 음악 기반을 바탕으로 그 누구보다도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형태의 포크 음악을 개성적으로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는 뮤지션이 바로 그다. 

2010년부터 또다른 인디 포크 재주꾼 CAIRO GANG (본명: Emmett Kelly)과 함께 앨범 작업과 투어를 공동으로 해오고 있는데, 이들이 처음으로 내놓았던 첫번째 공동 작업 앨범 [The Wonder Show of the Wold (2010)]은 실험성과 정통성 사이의 경계에서 약간 주춤한 듯 이들의 명성에 걸맞는 '대단한' 작품은 아니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올해 2월에 발표한 [Island Brothers] 는, 단 2곡만이 실린 싱글 앨범 (공식적으로는 10인치 싱글 vinyl만 판매중) 의 형태이긴 하지만, 포크의 정형적 카테고리 안에 더 많이 머물러 있었던 전작 이후 심기일전한 듯 초기 BONNIE "PRINCE" BILLY의 솔로 앨범에서 보여주었던 그만의 독특한 포크 감각을 다시 되찾은, 싱글 앨범 치고는 썩 괜찮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A면 수록곡이자 앨범 타이틀곡인 'island brothers' 는 포크의 기본 베이스에 써던 록과 네슈빌 컨트리적 느낌을 혼합시킨 독특한 미국적 무드가 지배적인 노래로써, 특히 미니멀한 호른 연주, 흑인 가스펠을 연상시키는 피처링 뮤지션들의 배킹 보컬 하모니, 앰비언트 스타일의 피아노 반주가 혼연일치되어 상당히 미묘한 감정의 '뒷끝'을 남기는 트랙이다. B면에 수록된 'new wonder' 는 70년대 초반  Jim Croce와 James Taylor의 포크 클래식을 연상시키는 BONNIE "PRINCE" BILLY의 서정적인 보이스에 맞춰 심플하면서도 섬세한 톤으로 조용하게 어필하는  CAIRO GANG의 기타 리프가 인상적인 곡이다. 단 두 곡으로만 이루어진 앨범이기에 아쉬움이 크지만  BONNIE "PRINCE" BILLY와 CAIRO GANG 자신들에게는 [The Wonder Show of the Wold]에서 잠시 모습을 살짝 감췄던 특유의 개성적 음악 캐릭터를 다시 되찾는 계기가 될 수 있을 일종의 '워밍업 작품' 이라고 보면 무방하리라. 

앨범 커버는 뉴욕 타임즈 사진 기자인 Damon Winter가 아이티 지진 직후 피해 현장에서 부상자 모습을 담은 보도사진으로, 이번 싱글 앨범의 판매 수익금 역시 아이티 지진 피해를 위한 성금으로 전액 쓰여질 예정이라고 한다.

RATING: 77/100

written by Byungkwan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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