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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ALT & INDIE

ALELA DIANE: Alela Diane & Wild Devine (2011)


익스페리멘탈 포크 싱어송라이터 Joanna Newsom의 고향이기도 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 네바다 시티 출신의 또 한명의 여성 포크 싱어송라이터 Alela Diane은 Newsom에 비해 그다지 혁신적이거나 실험적 아이콘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진 않다. 그냥 기타 하나 둘러매고 크게 튀지 않는 코드와 목소리로 표현하고 싶은 대로 노래하는, 지극히 평범한 로컬 포크 뮤지션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새 앨범 [Alela Diane & Wild Devine]은, 염세적, 내향적인 전형적 포크 뮤지션으로써의 기존 이미지에서 조금 탈피하고 10000 MANIACS 시절의 Natalie Merchant 같은 록적인 이미지를 차용하여 좀더 외향적이고도 대중 친화적인 포크록 음악 형식을 과감하게 도입하고 있다. 이 덕분에, 앨범 제목에서도 보듯, 그녀의 백밴드는 'WILD DEVINE' 이라는 거창한 이름까지 부여받으며 이번 앨범에서 평균 수준 이상의 기여도를 보여주고 있다.

적당히 흥겹고 적당히 사색적인, 그리고 서정적이면서도 구성진 밴드의 배킹 연주솜씨가 어우러진 블루스 록 필링의 포크 음악은 마치 House Of Blues 나 Austin Limits Live에서도 인기리에 공연-방송될 수 있을 종류의 음악이라고 보면 될까. FLEETWOOD MAC의 Stevie Nicks나 Natalie Merchant를 떠올리게 하는, 툭툭 내뱉듯 차갑게 울려퍼지는 Alela Diane의 중저음 보이스는 밴드 포메이션 중심으로 제작된 이번 앨범의 분위기와 잘 들어맞으면서 마치 그녀가 Patti Smith같은 록스타라도 된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컨트리 스타일의 기타 리프가 주도하는 3번째 트랙 'long way down' 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Dido와 Sarah McLachlan (그리고 Dolores O'Riordan) 스타일의 고음부 가성 창법은 블루지한 배킹 싸운드와 어우러져 Diane 특유의 우수에 젖은 어두움과 비탄조의 아우라를 여전히 빛내주고 있다.

[To Be Still (2009)] 이후 2년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인 [Alela Diane & Wild Devine]은 분명 이전에 발표된 두 장의 앨범들에 비해 질적으로 변화된 (혹은 진보된) 완성도를 보여주는 앨범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Alela Diane의 음악적 개성도나 퀄리티는 (비록 이번 앨범에서 록적 어프로치를 도입하는 시도까지 해보지만) 일련의 동시대 포크 명인들이 보유한 카리스마적 캐릭터나 비범한 음악적 역량에는 아직 미치지 못함을 발견한다. [Alela Diane & Wild Devine]은 아름답게 울리는 가성 창법과 차분한 감수성을 지닌 Alela Diane의 송라이팅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한 편의 훌륭한 '이지 리스닝 포크 앨범'의 진수를 보는 듯 하지만, 이 시대는 더 이상 Suzanne Vega식 이지리스닝 포크만으로는 빛을 볼 수 없는 시대가 아닌가. 슬프지만 이건 진리다.

RATING: 67/100

written by Byungkwan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