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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HIP-HOP

BEYONCE: 4 (2011)


"Run the World (Girls)"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의 주인공인 R&B 음악의 디바(Diva)이자 팝의 슈퍼스타 비욘세(Beyonce)가 지난 6월 24일 그녀의 통산 네번째 앨범 [4]로 음악챠트 재점령을 위한 출사표를 새롭게 던졌다. 앨범 재킷에는 마치 "이건 제 네번째 앨범입니다" 라고 재차 강조하려는 듯 숫자 '4' 가 떡하니 박혀 있는데, 사실 이번 앨범 제목을 '4' 라고 간단명료하게 정하게 된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녀가 이번 앨범 제목을 정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많은 이름들 중 팬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이름이 바로 '4' 였다는데, 그녀가 여지껏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줄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써 팬들의 의견에 따라 그 이름을 택했다고 한다. 실제로 욘세누님의 생일이 바로 4일이고 (1981년 9월 4일생), 그녀의 어머니 생일, 심지어는 자신의 결혼 기념일 조차 4월 4일이라고 하니, 그녀에겐 분명 '4' 가 여느 숫자들보다 유난히 더 특별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 욘세누님의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과연 그녀가 현존하는 최고의 디바중 한명임을 인증이라도 하듯 여전히 출중한 가창력을 뽐내고 있는데, '공연시 사용하는 목소리 톤으로 앨범의 전곡을 녹음했다' 고 하는 그녀의 말처럼 무대에서 표출하는 듯한 풍부한 감정과 호소력이 이번 앨범에서 유독 더 강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또한 음악적으로도 이전 작품들보다 훨씬 더 다양한 실험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데, "나 자신이 마치 괴짜 과학자(mad scientist)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라고 말할 정도로 그녀는 다양한 장르와 분야에서 얻은 영감들을 다양하게 표현하고자 이번 앨범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욘세누님은 펠라 쿠티(Fela Kuti), 스타일리스틱스(The Stylistics), 로린 힐(Lauryn Hill),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그리고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등의 뮤지션들에게 골고루 영향을 받았음을 오래전부터 밝힌 바 있는데(특히 그녀에게 있어서 고 마이클 잭슨님은, 그야말로 음악을 하는 이유이자 우상과 같은 존재라고 한다), [4]은 이러한 음악적 기본 배경과 취향의 토대 위에 앨범 작업 전 여행을 여기저기 다니고 록밴드 공연과 축제 행사 등을 두루 관람하면서 얻어낸 다양한 영감과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새로운 사운드를 창조하고자 한 그녀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앨범 전면에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번 앨범의 첫 싱글로 발매된 "Run the World (Girls)" 는 강렬한 비트와 마칭드럼을 연상시키는 스네어 사운드가 인상적으로 다가오는데, 두 명의 DJ들(Diplo 와 Switch)로 구성되어있는 그룹 Major Lazer의 "Pon De Floor" 를 샘플로 사용하면서 그 위에 비욘세 특유의 팝/알엔비 사운드를 얹어 만든 곡이다. 여성만이 가진 파워의 매력을 보여주고자 하는 이 노래의 컨셉에 맞게 샤우팅하듯 힘껏 열창하는 욘세누님은 뮤직비디오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아주 힘센 여성 혹은 여전사 아마조네스의 모습을 보는 듯 강렬한 인상을 이 곡에서 유감없이 심어주고 있다('소는 누가 키우냐'고 했다가는 아마 큰 낭패를 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두번째 싱글곡 "Best Thing I Never Had" 는 알앤비의 '대표동안'이신 큰형님 베이비페이스(Babyface)가 프로듀싱을 맡았는데, 베이비페이스 특유의 아름다운 건반사운드와 그 위에 발산하는 어쿠스틱한 드럼사운드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감미로운 분위기를 바탕으로 깔고 있지만 가사의 내용은 이와는 반대로 '복수' 와 '업보' 라는 조금 살벌한(..) 주제를 담고 있다. 한마디로, '나쁜남자만나서 개고생했는데 이젠 그만 삽질하겠다, 잘가라~' 라는 내용인데, 어찌보면 약간 쿨한 미국판 아리랑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암튼 이곡의 MR을 처음 듣자마자 굉장히 좋아했다고 하는 비욘세는, 앨범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 스튜디오에 나타난 베이비페이스를 직접 보는 순간 마치 열렬한 광팬인마냥 뛸듯이 기뻐했다고 하는데, 바로 그런 점이 비욘세의 인간적인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외 곰돌이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형과 Outkast의 간지랩퍼 Andre3000이 참여한 트랙 "Party" 역시 눈에 띄는데, '해적선장' Slick Rick의 명곡 "La Di Da Di" 의 랩보컬을 샘플링한 이 곡의 코드와 배경 멜로디를 듣노라면 스티비 원더의 "For Your Love" 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은 듯한 감흥이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이번 [4] 앨범은 비욘세의 말대로 실험적인 요소들을 이전 앨범들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한 작품이지만, 전반적으로 그 실험들이 우리에게 쇼킹한 충격을 주기에는 약간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물론 많은 럭셔리음악들을 놔두고 "Pon De Floor" 와 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언더그라운드 디제이음악을 선택하는 등의 시도 자체만은 분명 박수감이지만 안타깝게도 원곡들의 신선함이 하이엔드 프로덕션 안에서 오히려 반감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오히려 필자에겐 이전에 나왔던 비욘세의 "Single Ladies (Put a Ring on It)" 같은 노래가 당시 훨씬 더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또한 앨범 전체적으로 다이나믹한 리듬들을 과감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이 역시 '쇼킹하다' 라고 말할 정도로 두드러진 감촉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한마디로 [4]는 우리가 줄곧 그리워했던 비욘세의 알앤비 발라드와 리듬곡들의 향연으로 부족함이 없지만, 앨범 제작 과정부터 줄곧 흘러나왔던 '실험적인 시도' 만큼은 쇼킹한 예술적 완성도로 정작 완벽하게 녹아들고 있지 못한다고나 할까.


RATING: 70/100

written by Sea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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