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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HIP-HOP

LMFAO: Sorry For Party Rocking (2011)



2009년 릴 존(Lil Jon) 횽님과 함께 지구 여러 동네를 떠들썩하게 했던 "Shots" 로 일약 대성공을 거뒀던 LMFAO가 신보 [Sorry For Party Rocking] 으로 우리들 앞에 다시 나타났다. 지난 6월 21일 발매된 이 앨범에는, 싱글 커트된 "Party Rock Anthem" 등 듣기만 해도 바로 클럽으로 달려가야 할 것만 같은 신나는 댄스곡들의 향연으로 가득차 있다. 그들의 곡은 언제나 거대한 에너지와 유머로 똘똘 뭉쳐 있는데, 그들의 전매특허인 80년대 신디(synth) 사운드와 BPM 속도가 꽤 높은 댄스/힙합 리듬 등을 통해 이번 앨범에서도 일렉트로 합(electro hop)의 진수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이 그룹의 이름에 대해 잠시 소개하자면, LMFAO (풀어서 얘기하자면 'Laughing My F**king Ass Off' 임)은 영-미권에서 자주 쓰는 인터넷 용어로써, 다양한 뉘앙스가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굳이 단도직입적으로 해석하자면 "겁내 웃긴다", "배꼽빠지겠네" 정도로 정의내릴 수 있겠다. 이 종잡을 수 없이 황당한 그룹 이름을 짓게 된 계기 또한 매우 당황스럽다. LMFAO의 두 멤버 Redfoo와 Sky Blu는 삼촌과 조카의 혈연관계로 알려져 있는데, 참고로 이 양반들의 아버지 겸 할아버지가 되시는 분이 바로 그 유명한 미국 모타운 레코드(Motown Records)의 창시자 베리 골디(Berry Gordy)이시다. 어느날 이 두 명이 그룹 활동을 위한 이름을 짓느라 짱구를 굴리던 중 " 'Sexy Dudes(섹시한녀석들)' 는 어떻습니까" 라고 그들의 어머니이자 할머니께 장난섞인 문자를 보냈더니 "LMFAO… R U serious?" (어처구니가 없네 ㅎㅎ.. 이놈들아 진심이냐?) 라는 답장이 되돌아 왔는데, 그 순간 이 문자 속 '문제의 약자용어'가 그들의 뇌리를 강하게 때리면서 마침내 "LMFAO" 라는 기상천외한 이름을 가진 그룹으로 거듭나게 되었던 것이다.  

정말 뼛속까지 뇌를 비운 듯한 청정 무뇌 그룹의 대명사로 알려진 그들의 새앨범에 대한 세간의 평은 긍정적인 것부터 부정적인 것까지 실로 다양하다. 빌보드(Billboard)지로부터는 "2009년 데뷔 앨범 때보다 훨씬 진보적인 사운드를 보여준다" 라는 호평을 받은 반면, 롤링스톤(Rolling Stone)지로부터는 "실력있는 힙합을 보여주긴 하지만 진정 무뇌스러운 랩과 유치한 80년대 신디사운드는 어의를 상실케 만들어 버린다" 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실제로 2002년 베니 베나시(Benny Benassi)의 "Satisfaction" 등을 기점으로 꾸준하게 클럽가를 휩쓸어 왔던 일랙트로하우스 풍의 노래들도 2009-10년부터 파죽지세로 댄스판을 점령중인 덥스텝 등 UK 가라지 음악들의 신선함에 조금씩 밀리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LMFAO는 오히려 이와는 반대로 이전 앨범보다 더욱 밝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올가닉(organic) 사운드를 과시하고 있으며, 마이애미 지역의 특징을 잘 살린 펑펑 튀기는 Booty Bass 리듬과 무뇌스러움의 극치를 달리는 랩의 조화는 분명 아직 많은 댄스뮤직 팬들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될만큼 에너지와 그루브가 싱싱하게 살아있다. 여담이지만, 이들은 몸속까지 완벽한 파티 소울을 가지고픈 마음에 집까지 다 팔아버리고 호텔에서 생활 중이라고 하니(..;)... 정말 진정한 프로가 아닌가!

전집 통틀어 멜로디/사운드/리듬적인 면에서 저메인 듀프리(Jermaine Dupri)가 프로듀싱했던 INOJ나 Virgo의 음악들과 2 Live Crew 같은 마이애미 출신 아티스트들의 영향을 꽤 받은 듯한 느낌이 든다. 아쉬운 점은, [Sorry For Party Rocking]이 전체적으로 데뷔 앨범 [Party Rock]보다 퀄리티도 훨씬 나아지고 듣기에도 더 편하고 확실히 정리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Shots" 의 임팩트가 너무 강렬했던 탓인지 그런 '거대 충격' 을 받을만한 노래를 이번 앨범에서 맛볼 순 없다는 점이다. 두고두고 계속 듣고 싶은 욕구를 유발시키는 명품 퀄리티는 아니라고나 할까.      

RATING: 70/100

written by Sea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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