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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HIP-HOP

WU-TANG CLAN: Legendary Weapons (2011)


"Legendary Weapons (Ghostface, AZ and M.O.P.)"

때는 바야흐로 1993년,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해 랩 씬을 싹쓸이 해버렸던 우탱클랜(Wu-Tang Clan)의 신보[Legendary Weapons]가 7월 26일 발매를 앞두고 있다. 이번 앨범은 전설의 명기 우탱클랜의 통산 여섯번째 정규앨범으로, 멤버들의 솔로 앨범들은 그간 꾸준히 들어볼 수 있었지만 2007년에 발매되었던 [8 Diagrams] 이후로는 무려 4년만에 클랜의 이름을 걸고 떼거지로 등장한 것이라 주목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듣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혀를 내누를 수밖에 없는 랩실력과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힙합계에 한 획을 쭉 그어오시고 있는 분들이신데, 이렇듯 우탱의 랩과 반짝거리는 RZA형님의 프로덕션 기술 방식 등 여러 면에서 분명 오늘날 힙합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한동안 카니예 웨스트나 저스트 블레이즈 등 굴지의 프로듀서들을 통해 유행/지속되고 있는 속도를 올린 보컬 샘플링 방식을 처음 대중화 시킨 장본인 역시 바로 우탱이기도 하다. 하지만 얼마전부터인가 형님들의 약빨이 조금씩 떨어져가는 것 같아 필자의 눈시울을 적셨던 것도 사실이다.

우탱의 또 다른 특징을 꼽자면, 소울 샘플들을 통해 굉장히 빈티지한 사운드를 그 누구보다도 자유자재로 뽑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많은 팬들이 항상 원해왔던 것은 바로 이 우탱식 빈티지 사운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다행히 이번 새 앨범 [Legendary Weapons]에서는 우탱 사운드가 다시 [Enter the Wu-Tang (36 Chambers) (1993)], [Wu-Tang Forever (1997)] 시절의 초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팍팍 들만큼 과거의 화려했던 빈티지 필들을 다시 한번 크게 접할 수 있다(또한 우탱의 시작과 끝이라고 할 수 있는 무술영화 테마도 이번 앨범에서 변함없이 음악적 영감의 주체로 작용하고 있다). 그간 샘플드럼들을 많이 사용해왔던 우탱이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라이브드럼을 녹음한 사운드를 많이 도입하고 있는데, 이는 특유의 빈티지 사운드와 잘 어우러지면서 우탱 그들 자체가 하나의 고전/클래식으로 승격된 것 같은 묘한 느낌까지 불러일으키게끔 만든다. 마치 이들에게 있어서 대중에게 새로움을 보여주고자 함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새로운 시도보다는 빈티지 취향의 기존 스타일을 더욱 깊게 다듬으려고 하는 노력과 방향성이 이번 앨범을 통해 뚜렷하게 엿보이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11번째 트랙 "Meteor Hammer" 에 다름아닌 그간 '고스트페이스의 하이톤 목소리와 매우 비슷하다', 혹은 '고스트페이스의 짝퉁이다' 등으로 이슈를 모았던 백형 액션 브론슨(Action Bronson)이 피쳐링 랩퍼로써 고스트페이스와 함께 랩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건 마치 '옆짝꿍이 나랑 같은 옷을 입고 떡하니 앉아있는 것' 같은 당황스러움 그 자체인데, 잘 들어보면 여러모로 고스트페이스와 조금은 다른 점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서로 하이톤이란 점은 비슷하지만, 액션형이 좀더 설렁설렁 래핑을 하는 반면 고스트형은 좀더 쏘는 느낌으로 래핑을 구사한다고나 할까? 곰탕과 설렁탕의 차이라고 볼 수 있는데, 올해 발매된 데뷔 앨범 [Dr. Lecter]로 피치포크 등을 통해 격찬을 받았던 액션형이지만 사실 아직 고스트형과 동급으로 비교할 수 있는 존재라고 보기엔 아직 좀 거시기하다.

새롭고 자극적이고 쇼킹한 우탱의 노래와 사운드를 찾고자 한다면 조금 실망을 할 수도 있겠지만, 어느덧 20년묵은 우탱사부의 깊은 내공을 느끼고 다시 만남에 있어 전혀 부족함이 없는 앨범이다. 이번 작품을 압축하여 표현하자면 마치 올드한 소울음악을 요즘 힙합으로 바꿔듣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전반적 프로듀싱에 있어 사운드적인 컨셉이 아주 조금만 더 명확했으면 하는 아쉬운 감이 아주 살짝 들기는 하지만 우탱 특유의 빈티지한 취향을 다시 한번 한껏 되살려낸 명품 재기작으로 손색이 없는 훌륭한 작품이다.  

RATING: 79/100

written by Sea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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