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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6 10:17


[Yeezus] (풀 앨범)

왕성한 활동들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카니에 웨스트(Kanye West)의 여섯번째 정규 앨범 [Yeezus]가 지난 6월 18일 Roc-A-Fella와 Def Jam 레코드를 통해 발매되었다. 2011년 제이지(Jay-Z)횽과 함께 발표했던 콜라보 싱글 "Niggas In Paris"의 제목처럼 프랑스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건지, 카니에횽은 이번 앨범의 프로덕션을 파리의 호텔룸 거실에서 시작하였으며 다프트펑크(Daft Punk), 게이자펠슈타인(Gaysaffelstein) 같은 프랑스 출신 뮤지션들까지 게스트로 초대하여 파리에서 함께 작업을 진행하였다.

앨범 마감일 15일 전에는 명프로듀서 릭 루빈(Rick Rubin)를 접촉하여 'executive producer' 라는 감투와 함께 그에게 앨범의 총체적인 디렉션을 맡겼는데, 이 결정이 주효하여 릭 루빈은 특유의 미니멀 스타일을 이용한 역대 최고급 마무리 솜씨를 [Yeezus]에서 발휘한다. 또한 카니에횽이 설립한 G.O.O.D. Music 레이블의 간판 프로듀서이자 오른팔인 스코틀랜드 출신 일랙트로닉 프로듀서겸 디제이 허드슨 모호크(Hudson Mohawke)도 참여, 새롭게 변모한 '카니에 사운드'의 어시스턴트로서 지대한 역할을 해준다. 반면에,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어설랑말랑하는 듯한 자극적 가사내용들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들을 낳기고 한 앨범이기도 하다.

자, 그럼 이번 앨범이 대체 어떻게 되었는지 주요곡들을 한번 훑어보자. 파격적인 오프너 "On Sight"는 다프트펑크의 자극적인 프로듀싱 감각이 물씬 느껴지는 곡이다. 애시드 신씨사이저와 드럼비트가 단순한 리듬에 맞춰 강렬하게 터져나오는 디스토션 하모니는 전형적인 다프트펑크의 솜씨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데, 노이즈의 광란으로 치닫던 중 별안간 흘러나오는 가스펠 보컬 샘플(이 레어 레코드를 카니에횽이 어떻게 득템했는지 신기할 뿐)은 카니에횽의 돌끼를 다시금 엿보게 해주는, 이 트랙의 하이라이트라고 할만한 부조리 장관일 것이다. 2번트랙 "Black Skinhead" 역시 다프트펑크가 프로듀싱해준 곡으로, 마치 서부의 카우보이가 말을 타고 달리는 듯한 느낌의 다프트펑크식 비트로써 더 이상 못말릴 듯한 카니에의 질주의 시작을 탄력/에너지 넘치게 선언한다.

3번트랙 "I Am A God"은 제목 그대로 '내가 바로 신이다' 라고 외치는 곡. 데뷔앨범 [The College Dropout (2004)]에서 "Jesus Walks", 즉 카니에횽이 사고를 당했을 때 기적적으로 살아난 경험을 되살려 'Jesus Walks(예수님께서 함께하셨다)' 라는 노래를 불러놓고선, 그로부터 불과 9년이 흐른 2013년 별안간 "내가 바로 신이다"라고 재등장하며 리스너들에게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라고 당혹감을 불러일으킬만한 이슈를 던진다. 카니에횽은 "내가 신보다 아래이지만, 신에 가까운 사나이다", "마이클잭슨과 비교할만한 단 한명의 랩퍼가 바로 나다" 등의 과대망상적 망언들을 가사에서 쏟아내고 있는데, 사실 사연의 전말은 이렇다. 카니에가 파리에서 열린 생로랑(입생로랑) 패션쇼에 초청을 받았는데, '2부 쇼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한다'는 조건을 단 초청이어서 카니에의 자존심이 완전 구겨졌던 것. 이를 두고 외부에서도 '패션계의 카니에'로 통하는 천재 디자이너 에디 슬리만(Hedi Slimane)의 'serious diss', 즉 '심각한 모욕'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메인스트림 음반업계의 블루칩 카니에횽에 초청 제한을 둔 것 자체가 패션계 불황을 고려할 때 납득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이다. 아무튼 에디 슬리만에게 심한 모욕감을 느끼고 돌아온 카니에가 다음날 다프트펑크와 함께 스튜디오로 직행하여 작업한 곡이 바로 이 곡인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아무도 나에게 '어디에 가라', '가지마라' 라고 할 수 없다. 나는 넘버원 락스타다. 내가 바로 액슬 로즈, 짐 모리슨, 그리고 지미 핸드릭스야!" 라고 악받친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 곡의 코러스 부분에서도 격앙된 어필이 계속된다.

"In a French-ass restaurant / Hurry up with my damn croissants!",

"난 지금 X같은 프렌치 식당에 있어 / 내 크로아상(빵) 언능 가져와!"

미국 SNL에서의 퍼포먼스로 더욱 조명받게 된 4번트랙 "New Slaves" 역시 거칠고 미니멀한 신스사운드와 드럼베이스가 "우리가 바로 신종노예들이다" 라는 외침과 합쳐져 "I Am A God" 못지 않은 분노를 살벌하게 표출하는 곡이다. "My momma was raised in an era when / Clean water was only served to the fairer skin", "울 엄니는 그런 시대에서 자라셨지 / 깨끗한 물은 오직 힌 피부의 사람들에게만 제공되었어" 라며 사회 구석구석에 아직도 존재하는 인종차별에 대해 분노를 폭발하고 있다. 또한 지금 자신이 누리고 있는 부와 그렇지 못한 다른 흑인사회와의 갭에서 느껴지는 카니에횽 자신의 정신적 고뇌도 이 곡에 더불어 담겨 있다.

현재 [Yeezus]는 네번째 정규앨범 [808s & Heartbreak (2008)] 앨범과 같이 조명되고 있는 듯 한데, [808s & Heartbreak]보다 훨씬 더 날이 바짝 선 [Yeezus]는 카니에횽의 앨범 역사상 최고의 호전적 앨범으로 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굉장히 미니멀하고 신스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는 점이 이 두 앨범의 공통된 특징인데, 그럼에도 [Yeezus]는 [808s & Heartbreak]에 비해 훨씬 더 다크하고 혼란스러우며, 특히 갈리는 듯한 톱니파(saw-tooth) 사운드와 묵직하게 왜곡된 디스토션 사운드들의 대거등장은 앨범에 적대적/공격적인 성향을 심어주는 데 전반적으로 큰 일조를 하고 있다. 카니에횽의 마음고생이 그동안 극심했음을 충분히 짐작케 해주는 분위기의 앨범이랄까. 그러나 살벌한 카니에횽의 심정과는 반대로 이 앨범을 듣고 있는 우리의 귀는 너무도 즐겁다. 카니에횽다운 똘끼가 이색적인 어프로치로써 가장 다양하게 피력되며, 또한 이에 따른 이야깃거리도 매 트랙마다 풍성하게 제공되고 있으니, 고로 [Yeezus]의 존재감은 2013년 힙합, 더 나아가 2013년 메인스트림/인디 음악계 전부를 통들어 단연 으뜸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RATING: 89/100

written bySea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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