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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30 15:01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지난 한 해 동안 이 곳 관리를 소홀히 했던 점 사과 드립니다. 이미 2014년 1월이 훌쩍 지난 시점이지만 뒤늦게나마 리스트를 작성하여 이 곳에 올립니다.
기존에 해왔던 대로 'Honorable Mentions'는 TOP 30 안에 들지 못하지만 충분히 소개될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들을 장르에 관계 없이 추려낸 다음 간단한 리뷰를 첨가하여 작성한 리스트입니다. 될 수 있으면 경력이 얼마 되지 않는 신예, 혹은 국내 음악팬들에게 덜 알려졌거나 과소평가되어 온 뮤지션의 작품들을 고르려고 노력했으며 FOALS의 [Holy Fire]처럼 이미 리뷰가 올려졌던 앨범들은 리스트에서 제외됩니다. 감사합니다.

개인용 컴퓨터가 대중들에게 보급되면서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왔던 1980년대 초 게임기의 구닥다리 배경음악들이 언젠가부터 음악 프로듀싱을 위한 중요 음원소스로써 왕성하게 재활용되고 있다. 특히 '아타리 쇼크(Atari Shock)'를 역이용하여 게임기의 질적 발전을 이룩한 닌텐도의 초창기 8비트(8-bit) 게임음악은, 특이함을 갈구하는 오늘날 뮤지션들에게 다양성이나 퀄리티 면에서 매력적인 음악 소스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변종 음악들은 최근 '칩튠(chiptune)'이라는 독립적인 장르음악으로 불리워지며 당당히 음악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인정받고 있는데, 최근 활동 중인 주요 순수 칩튠 세력중 현재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뮤지션을 꼽으라면 단연 ANAMANAGUCHI를 들 수 있다. 이들은 닌텐도 8비트 비디오게임 콘솔인 NES와 게임 카트리지로 닌텐도 게임브금 특유의 재미나는 8비트 전자음들을 추출하여 루핑시킨 다음 여기에 맞춰 80년대 아레나/헤어메틀틱한 음색의 디지탈 록연주를 결합시켜 무념무상의 화끈한 전자록사운드를 구현한다. 3년의 제작기간 끝에 작년 5월 셀프레이블 dream.hax를 통해 발표된 풀렝쓰 앨범 [Endress Fantasy]는 필자로선 납득하기 어려운 음악미디어의 무관심으로 발매 당시에는 인디음악 매니어들에게 큰 주목을 받지 못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앨범의 발매를 앞두고 실시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Kickstarter) 펀드투자자 모집 이벤트에서 인디음악에 평소 무심한 '보통사람들'로부터 예상액 5만달러를 초과한 28만달러의 펀드금액을 조성하는 '대박'을 터트렸으며 급기야 [Endress Fantasy]를 빌보드앨범챠트 102위에 당당 랭크시키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마이너리티+컬트스러운 공정과정으로 뽑아낸 80년대 구닥다리 일제문화(닌텐도와 에니메)의 추억팔이음악으로 2013-4년 현재 젊은 음악팬들의 마음을 움직여(킥스타터 대박) 대중성을 이끌어낸(빌보드 앨범챠트 진출)  [Endress Fantasy]은 아이디어의 독창성과 더불어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캐취감과 긍정에너지로 철철 넘쳐흐르는 수작이다. 일본문화에 대해 정치적 알러지가 있는 분들에게 한가지 부연을 덧붙이자면, ANAMANAGUCHI는 일본 밴드가 아니라는 점. 뉴욕 출신의 순수 미국 백형 밴드!


"royal asscher cut"
독일의 소도시 플렌스부르크 출신의 디제이 겸 프로듀서 슈테판 코짤라(Stefan Kozala)는 1990년대 초반부터 함부르크 댄스클럽에서 힙합 디제이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한 이래 여러 프로젝트들을 통해 이미 크고작은 족적을 음악계에 남긴 명실상부 '베테랑' 뮤지션이다. 하지만 지난 20여년 동안 그의 이름('DJ KOZE'와 'ADOLF NOISE', 이렇게 두 개의 모니커를 걸고 풀렝쓰를 발표해왔다)으로 나온 정규앨범은 지금 소개할 [Amygdala]까지 포함하여 고작 세 장에 불과하다. 'ADOLF NOISE'이란 이름을 걸고 나왔던 첫번째 풀렝쓰 [Wo Die Rammelwolle Fliegt (2005)]은 필드레코딩 채집음향과 괴상한 8비트(8-bit) 샘플들이 갖가지 목소리들과 결합하여 한편의 부조리 장편영화를 그려낸 양질의 익스페리멘탈 작품이었고, 'DJ KOZE'의 이름으로 Kompakt 레이블에서 발매된 [Kosi Comes Around (2005)]는 구차한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 레벨 퀄리티의 마이크로하우스(microhouse) 명반이었다. 그러나 이 두 앨범 모두 코짤라의 긴 음악경력과 깊은 내공, 그리고 작품의 완성도에 비해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반응을 얻었고, 이후 그는 Kompakt을 나와 'Pampa'라는 개인레이블을 설립하여 클럽디제잉과 리믹스/싱글 앨범 제작 등의 소소한 '대내 행보'에 오랫동안 전념해왔다. 그러다 무려 8년만에 선보인 세번째 풀렝쓰 [Amygdala]에서 그는 전작 [Wo Die Rammelwolle Fliegt]와 [Kosi Comes Around]의 장점들을 십분활용하면서 반대로 이 두 앨범 모두 갖추지 못했던 대중적 취향을 대폭 끌어올려 한층 안정된 완성도와 친화성을 자랑하는 고급 전자음악을 비로소 프로듀싱하게 된다. [Amygdala] 성공의 가장 큰 열쇠는 바로 코짤라의 장기이기도 한 수려한 보컬/보이스 변조스킬. 다양한 루트로 수집된 인디음악 보컬과 정처불명 보이스들(그중 오프닝트랙 "Track ID Anyone?" 도입부에 삽입된 변태음성이 단연 갑이다)은, 지난 [Wo Die Rammelwolle Fliegt]에서 유감없이 보여줬던 코짤라만의 스킬(매끄러운 커팅과 감각적인 피치조절)에 의해 능숙하게 가공되어 기계음들 범벅의 일렉 사운드 속에서 다양한 인간적 이야기들과 멜랑꼴리한 감수성을 훌륭하게 유도해낸다. 또한 [Amygdala]이 뿜어내는 깔끔한 그루브와 아기자기한 악기구성은, 생동감/절도감 넘치는 댄스무드와 미니멀비트로 대변되는 리즈시절 Kompakt 레이블 음악과 9년전 [Kosi Comes Around]의 추억 속으로 리스너를 자연스럽게 빠져들게끔 만들어 준다. 간혹 너무 다른 성격의 보컬/보이스 샘플링이 앨범의 일관성 부여에 다소 산만하게 작용하는 듯도 하나, 전체적으로 고도로 절제된 댄스그루브와 전작의 시행착오를 뒤집는 대중성을 동시에 잡아낸 프로듀서 슈테판 코짤라의 베테랑 내공을 오롯이 접할 수 있어 너무도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THE THING [Boot!]


"india"
2000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결성된 프리재즈 트리오 THE THING은 그야말로 스칸디나비아 프리재즈의 아웃사이더 알짜배기들이 모두 모인 집단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스웨덴 출신의 색소포니스트 매츠 구스타프손(Mats Gustafsson)은 그동안 SONIC YOUTH, MERZBOW, 짐 오루크(Jim O'Rourke), 데이빗 그럽스(David Grubbs) 등 노이즈 지향의 익스페리멘탈록 거장들과 콜라보 활동을 함으로써 재즈 뿐만 아니라 인디록계열에서도 오래전부터 명성이 자자했으며 지난 2012년에는 또다른 프리재즈 이단아 콜린 스텟슨(Colin Stetson)과 함께 익스페리멘탈 색소폰 이중주 명반 [Stones]를 발표하여 인디음악계와 재즈계에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드러낸 바 있다. 노르웨이 출신의 재즈 드러머 팔 닐슨-로버(Paal Nilssen-Love) 역시 같은 노르웨이 출신의 노이즈 아티스트 라세 마하우(Lasse Marhaug)와 짝을 이루어 훌륭한 아웃사이더적 활동을 펼쳐오고 있으며 작년에도 이들 콤비는 거장 요시히데 오토모(Otomo Yoshihide), 짐 오루크와 양질의 조인트 앨범([Explosion Course]와 [The Love Robots])을 발표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베이시스트 잉거브라잇 훼커 플라턴(Ingebrigt Håker Flaten)은 스칸디나비아 최고의 베이시스트라고 불리워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활약을 오랫동안 펼쳤던 거장급 연주자. 특히 재즈에 훵크(funk), 록, 아방가르드를 절묘하게 섞어내는 그의 퓨전센스는 '뉴재즈(nu jazz)의 선구자' 부게 바셀토프트(Bugge Wesseltoft)와의 역대급 협연 등을 통해 이미 오래전부터 인정을 받아왔다. '노이즈록의 왕초' 스티브 알비니(Steve Albini)가 엔지니어링을 맡았던 2009년 앨범 [Bag It!]을 통해 록스타일의 노이즈 '득음'에도 진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한 THE THING의 신작 [Boot!]는, '재즈'라는 카테고리에 펑크/헤비메틀과 노이즈의 감칠맛이 세 명의 퓨전 거장들의 손에 의해 원숙하게 곁들여져 기존의 프리재즈와는 다른 실험성과 재미성 등을 풍부하게 갖춘 작품이다. [Boot!]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색소폰, 베이스, 드럼이 터트려내는 펑크/하드록 스타일의 강렬한 톤과 묵직한 파워! 그런 의미에서 BLACK SABBATH의 헤비메틀 고전 "Iron Man" 재즈 버젼을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톤과 파워를 자랑하는 오프닝트랙 "India"는 이번 앨범의 백미로 손색이 없으리라. 특히 토니 아이오미기저 버틀러의 무시무시한 스트링 연주를 일당백정신으로 카바하려는 듯 기타와 베이스 음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신들린 플레잉을 시종일관 구사하는 잉거브라잇 플라턴의 일렉트릭베이스 사운드는 디스토션 이펙트에 의해 걸걸한 노이즈까지 파생시키면서 록에너지를 노골적으로 표방하는 [Boot!] 앨범의 가장 핵심적인 사운드소스가 되어준다. [Boot!]의 또다른 매력은 바로 '여유로운 템포'의 미학. 마하우의 느긋한 색소폰 선율에 의해 주도되는 미드(mid-) 혹은 그 이하의 템포 속에서 플라턴과 닐슨-로버가 미친 듯이 쏟아내는 디스토션베이스와 드럼비트의 치열한 난투극은 난잡하거나 어지럽기는 커녕 한음한음 귀에 쏙쏙 들어올 정도로 정돈된 콤비플레이를 뽐낸다. 존콜트레인(John Coltrane), 존존(John Zorn)같은 프리재즈부터 LIVE SKULL, SONIC YOUTH, SWANS같은 노이즈록/펑크, 더 나아가 블랙사바스풍 고전 헤비록사운드의 체취까지 한 패키지로 동시에 느낄 수 있는 [Boot!]이야말로 진정 제대로 된 '힙스터 취향' 아방가르드 재즈 앨범의 모범답안이 아닐까.                  
KEN MODE [Entrench]


"secret vasectomy"
캐나다 위니펙 출신의 메틀코어/노이즈록 트리오 KEN mode는 지난 2011년 [Vulnerable] 앨범으로  '캐나다 그래미상' 주노 어워드(Juno Awards)를 수상하면서 자타공인 캐나다 최고의 메틀 밴드로 자리매김해 왔다. 올해 발표한 통산 다섯번째 정규 앨범 [Entrench]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메틀 밴드로서 이전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텐션, 파워, 스피드. 그리고 KEN mode 음악의 '주재료'인 노이즈록-메틀코어에 펑크(punk), 매쓰코어(mathcore), 슬럿지메틀(sludge metal) 등의 부대요소들을 섞어치기하는 퓨전 능력 역시 훨씬 더 다채로우면서도 묵직해졌다. 일단, 전작 [Vulnerable]에서 자주 등장하던 서사적 포스트메틀(post-metal) 어프로치와 심포니 무드를 대폭 줄이고 펑크 그루브를 인디 포스트하드코어(UNSANE 같은)보다 익스트림 메틀 삘에 더 가깝게 가져간 듯 한데, 벌써 이것만으로도 전체적인 연주 자체가 몰라보게 타이트해졌고 쏟아지는 그루브 자체도 더 강력하고 매서워졌다. 또한 헤비 인디록 전문 베테랑 프로듀서 맷 베일스(Matt Bayles)의 탁월한 감각 역시 이번 앨범의 높은 완성도를 논할 때 필히 칭찬받아야 할 대목일 것이다. 펄 잼, 앨리스 인 체인스, 사운드가든 등 90년대 중반 시애틀 그런지 앨범 제작으로 초기 프로듀싱 커리어를 쌓으면서 굳어진 맷 베일스식 작업스타일의 결과인지도 모르겠지만, 사운드의 '완벽주의'를 표방하는 커트 볼루(Kurt Ballou) 프로듀싱 앨범들(이 곳에서도 이미 세 장의 앨범들이 소개된 바 있다)과 비교하자면 [Entrench]는 채집된 사운드의 텍스쳐 가공 공정이 믹싱/엔지니어링 과정에서 그닥 정밀하게 이루어지는 않은 듯 보인다. 그 대신 록/메틀 음악에 있어서 악기 간의 상호작용 그 자체만으로 순수하게 얻어지는 폭발성과 에너지를 최고덕목으로 믿고, 프로듀서로서 레코딩 과정에서 직접 악기파트들을 지휘자처럼 유기적으로 다스린 끝에 올해 가장 스피디하면서도 파워넘치는 익스트림 하드코어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었던 것. 특히 간간히 터져나오는 슬럿지(sludge metal) 성향의 기타 훅에 맞춰 몽롱하게 터져나오는 변칙 하드코어 무드는 [Entrench]가 선사하는 최고의 매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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