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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HIP-HOP

THE WEEKND: House of Balloons (2011)


올해 초 KID CUDI의 영향을 받은 변종 믹스테잎으로 인디힙합계에서 스타덤에 오른 FRANK OCEAN에 이어 또다른 DIY 믹스테잎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인 캐나다 토론토 출신 THE WEEKND (Abel Tesfaye가 이끄는 트리오 형태의 그룹)의 셀프레이블 데뷔앨범 [House of Balloons]은 R&B 라는 '공식적' 카테고리 안에 두기에는 기존의 힙합/R&B 의 정형화된 이미지와 상당히 동떨어진 싸운드스케잎과 스트럭쳐를 갖추고 있다. '힙합'이라는 원초적 테마에 대한 집착을 믹스테잎 [Nostalgia, Ultra.] 안에서 노골적으로 과시했던 FRANK OCEAN과는 달리, THE WEEKND는 [House of Balloons]에서 흑인음악적 요소들을 강하게 필터링하면서 '블랙뮤직' 만이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보수적이고도 폐쇄적인 장르적 경계를 의도적으로 허물어보려고 하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JAMES BLAKE식 서정적 덥스텝 무드와 로-파이 녹음기술이 뒤섞인 차가운 다운템포 R&B 싸운드는 분명 힙합/R&B의 매너리즘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음악 매니어들이 열광할만한 음악적 요소를 다분히 가지고 있다. 게다가 THE WEEKND 멤버들의 미스테리한 행적, 극도의 DIY-아마추어리즘 지향성, '공짜 다운로드 제공' 이라는 비영리적 태도 등 음악 외적으로 기존의 메인스트림 흑인음악 뮤지션들에게서 보기 힘든 컬트적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 것도 온라인 상에서 [House of Balloons] 찬사 릴레이 열풍이 일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House of Balloons]는 THE WEEKND와 같은 캐나다 출신인 DRAKE의 트위터 지원 사격과 '인디 독재자' 피치포크의 극진한 대접에 힘입어 카니에 웨스트의 걸작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의 발매 이후 정체된 듯 했던 올해 초 힙합/알앤비 씬을 조용하고도 힘차게 강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앤비 계열 혹은 인디 일렉트로닉 계열 모두 이 앨범을 '센세이셔널한 작품' 으로 진심으로 추켜세울만큼 충격적인 시도나 스매쉬히트 싱글감 트랙이 드러나 있지는 않다. 더군다나 21세기 들어 크로스오버적으로 힙합/알앤비 장르의 해체를 시도하려는 움직임들을 자주 접하고 있는 만큼, 이런 맥락에서 [House of Balloons]를 DELTRON 3030의 힙합 걸작 [Deltron 3030 (2000)]이나 BURIAL의 덥스텝 바이블 [Untrue (2007)]와 같은 혁신적 성향의 앨범류로 과대평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 앨범을 통해 THE WEEKND가 보여준 다양박식한 음악적 취향(그들의 샘플링 리스트에서도 보듯 이들의 취향은 인디록, 포크, 아방가르드, 덥스텝, 테크노까지 광범위하게 아우른다)과 R&B 음악에 대한 적극적 실험의지 등을 비추어 볼 때 앞으로도 이들을 '미래주의적 R&B 뮤지션'의 요주의 인물로써 계속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RATING: 73/100

written by Byungkwan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