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NY AND THE SUNSETS: Hit After Hit (2011)

1. 02 I Wanna Do It.mp3
2. 03 Home and Exile.mp3
3. 04 Reflections On Youth.mp3
4. 05 Girls Beware.mp3
5. 06 The Bad Energy From LA Is Killing Me.mp3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 중인 SONNY AND THE SUNSETS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인 복고음악 탐구 정신은, 유럽적인 것들에 대해 막연하게 동경하는 바로크 팝 밴드들이나 현대 인디록적 어프로치를 근본 틀로 삼는 여타 최근 가라지 록 밴드들과는 달리, 양복 입고 업비트로 흥겹게 연주하던 그 옛날 미국 가라지 록 밴드들의 모습이 방영되는 50년대 후반-60년대 초반 흑백 티비 음악 프로그램 속으로 들어가고파 안달이라도 하는 듯 아주 뻔뻔하다 싶을 정도로 예전의 미국 싸운드 분위기를 완전 똑같이 내보려는 그런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참 재밌는 것은, 1960년대 당시의 가라지 록 밴드의 음악은 50년 가까지 지난 지금 들어봐도 전혀 촌스러운 게 없다는 사실이다. 그 시절 SONICS, KINKS, ZOMBIES, BEACH BOYS 등이 남겼던 그 거룩한 음악의 흔적들을 한 번 되짚어 보라. 싸이키델릭한 기타 리프와 중독성 넘치는 팝 멜로디가 절묘한 황금비율로 어우러지면서 로큰롤 그루브를 타는 그들의 음악은 수십년 후 록/팝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너바나, 오아시스 등과 같은 요즘 세대 주요 유명 모던록 밴드들마저도 아주 간단하게 도축시킬만한 시대초월적 파워를 갖고 있다

SONNY AND THE SUNSETS는 바로 그 음악사적 진리를 애초에 마음 속에 굳게 새기고서 밴드 활동을 시작했던 것일까. 그들은 이미 데뷔 앨범 [Tomorrow Is Alright (2010)] 때부터 EVERLY BROTHERS 풍의 60년대 학예회 스타일의 로큰롤을 (따끈한 '2010년산' 임을 뻔뻔스럽게 강조하며) 전면에 내세우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피스텔 아파트 화장실에서 녹음한 듯 저질 수준을 자랑하는 로-파이 음질에 흘러나오는 그들의 노골적인 복고 가라지 록 찬양가들은 그 예전 버디 홀리 시절 로큰롤만이 지닌 쌈빡한 흥겨움과 활기를 다시 복원하는 데 성공하면서 요즘 여타 가라지 록 밴드들의 앨범과는 오히려 차별화된 SONNY AND THE SUNSETS만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각인시켜 주었다.

데뷔 엘범 발매 이후 1년만에 후닥딱 나와버린 SONNY AND THE SUNSETS의 2번째 앨범 [Hit After Hit] 역시 예상대로 전작과 거의 비슷한 톤과 분위기로 일관되어 있다. 다만 KINKS와 BEACH BOYS를 연상시키는 '흥분이 될락말락하는' 업템포 비트와 하이피치 보이스 하모니가 전작보다는 좀 더 강화되었다고나 할까. 'don't act dumb', 'acres of lust' 처럼 해도해도 너무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60년대 초 가라지 팝의 공식을 100% 따라가는 곡도 있지만, 살벌한 8비트 베이스드럼+스네어 콤비네이션에 노이즈 삘 충만한 기타 하울링+피드백이 절도있게 울려퍼지는 유일한 연주곡 트랙 'the bad energy from LA is killing me' 처럼 DAVID EXELROD와 초기 싸이키델릭 록을 연상시키는 깜짝 시도 역시 이 앨범 안에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리더 소니 스미스의 개인기에 의해 SONNY AND THE SUNSETS의 모든 것이 좌지우지되어 왔던 만큼 앞으로 그의 취향이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밴드의 음악 색깔도 결정되어지겠지만, 지금 현재로써는 소니 스미스의 복고 로큰롤에 대한 편집증적 애착이 당분간은 계속 되지 않을까 싶다. 가장 분명한 사실은, 50-60년대 가라지 록의 다이내믹한 에너지를 21세기 인디 음악 스타일에 딱 맞게 100% 재현해내는 능력만큼은 SONNY AND THE SUNSETS만한 밴드를 찾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현대식으로 변형되지 않은 가장 순수한 형태의 복고 사운드를 오늘날의 인디 록 음악 안에서 듣고 싶다면 이 밴드를 절대로 놓히지 말도록...
 

RATING: 76/100

written by Byungkwan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