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S/HIP-HOP

NEEK THE EXOTIC & LARGE PROFESSOR: Still On The Hustle (2011)


뉴욕 퀸즈 출신의 랩퍼 Neek the Exotic과 프로듀서 겸 랩퍼 Large Professor가 지난달 합작 앨범 [Still On The Hustle] 을 발표했다. 이 둘은 퀸즈를 대표하는 랩퍼와 프로듀서로써 지속적으로 명성을 쌓아왔는데, 라지 프로패서는 이미 90년대 초반부터 Main Source, Nas 등을 통해 유명세를 떨쳐온 인물이지만 그에 비해 Neek the Exotic은 대중들 뿐만 아니라 힙합 매니어들에게도 어쩌면 아직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하드코어 랩스타일 음악을 90년도 초반부터 꾸준히 구사해온 베태랑/실력파 랩퍼로써, 우디 해럴슨과 웨슬리 스나입스가 출연한 길거리 농구 영화 White Man Can't Jump 의 오리지널 싸운드트랙으로 수록된 Main Source의 "Fakin' the Funk" 라는 곡에서 맛깔나는 랩으로 피쳐링 참여하면서 그의 이름을 조금씩 알려가기 시작했다. 라지프로패서는 "닉더 이그좌릭은 언제나 랩으로 순도 100%의 내용들을 거침없이 담아내는 뮤지션" 이라고 그를 평하면서 덧붙이기를,

 "내 가사들은 대부분 시적인 성향을 띄고 있다, 반면 닉은 매일 거리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일상적인 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모습들을 소재로 완전 솔직/순수하게 가사를 쓴다"

라지와 닉은 어릴적부터 서로 잘 알고 지내던 사이로, 90년도 중반에 닉형이 무기소지 및 과격행위로 4년간 감빵에 있다가 출소하시고부터 쭉 같이 녹음 작업을 해오고 있다. 참고로 라지는 두말할 필요없는 하드코어 랩/힙합계의 대부격 존재로써, 1990년 17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전설적 랩퍼 에릭 비 앤 라킴 (Eric B. & Rakim)에게 비트를 만들어주게 된다. 그후 그는 Nas를 발견하게 되고, 나스횽아의 어느 곡하나 버릴것 없이 꽉찬 명태와 같은 전설적 명반 [Illmatic (1994)]에 세 곡을 프로듀싱하는 업적을 남긴다. 뿐만 아니라 Main Source, Kool G Rap & DJ Polo, Busta Rhymes, Big Daddy Kane, Mobb Deep, A Tribe Called Quest 등 힙합 역사에 길이 남을 명 그룹/뮤지션들의 앨범을 프로듀싱했으며, 많은 팬들과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은 솔로 앨범 [1st Class] 를 발표했던 2002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다섯 장의 솔로 앨범을 발매하기도 하는 등 프로듀서 겸 랩퍼로써 그야말로 '욕심쟁이 우후훗' 이기에 충분한 왕성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이번 [Still On The Hustle] 앨범에는 라지뿐만 아니라 언더 힙합 프로듀싱계에서 큰 인정을 받고 있는 Lord Finesse, Marco Polo, Carnage 등이 대거 참여해주었는데, 이에 고무된 듯 닉형은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매우 축복받은 사람이다. 다른 뮤지션들에게 매우 불공평한 상황을 만들어 미안하다" 는 너스레와 함께 이 앨범에 대해 내심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런 호화 프로듀서 멤버들을 등에 업고 소울 샘플, 브레이크비트를 사용한 드럼 사운드 등 사라져가고 있는 하드코어 힙합을 살리고자 하는 닉과 라지프로패서의 노력과 열정이 앨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Is Hip-hop really dead? (힙합은 과연 죽었나?)" 라는 문구가 나온지도 꽤 된 요즘, 침체 중인 현 랩 음악계가 과연 이 걸출한 두 뮤지션의 합작품 [Still On The Hustle]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이번 앨범은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하드코어 힙합의 팬이라면 분명 반가워 할만한 소지의 작품 완성도를 골고루 보여주고 있다. 특히 중간중간 등장하는 라지프로패서의 맛깔스러운 랩과 닉의 스트리트 허슬 플로우(street hustle flow) 콤보는 최근 힙합 음악에서 듣기 쉽지 않은 절묘한 조합을 보여주는데, 단지 대중적으로 어필할 만큼 귓구녕에 팍 땡기는 한방을 [Still On The Hustle]에서 찾을 수는 없다는 점이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오랜만에 접하는 이 양질의 하드코어 랩 작품이 현재 소강상태에 빠진 랩 음악계의 분위기를 다시 한번 되살릴 신호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RATING: 72/100

written by Sean 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