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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WORLD

EBO TAYLOR: Love and Death (2010)

독일 베를린 출신의 빅밴드 AFROBEAT ACADEMY와 함께 꾸준한 라이브 활동을 벌이고 있는 가나 출신의 전설적인 highlife 기타리스트/보컬리스트/작곡가/밴드 리더/프로듀서 EBO TAYLOR가 Afrobeat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74세의 나이로 전세계를 상대로 한 정규 솔로 앨범을 생애 처음 발표하였다.

2000년대 들어 유럽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과거 Afrobeat 앨범들의 재발굴 바람을 타고 지난 2004년 70년대 가나 highlife 전설들의 충격적인 옴니버스 더블 앨범 [Ghana Soundz] 가 전세계에 발매되면서 전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EBO TAYLOR의 음악은, 최근까지 대부분이 구전만 되어왔을 뿐 제대로 집대성된 앨범 한 장 제대로 나온 적 없이 이런저런 영세한 레이블에서 짜집기된 Afrobeat / highlife 컴필레이션 앨범이나 부트렉을 통해서 파편적으로만 전해져 온 게 전부였다. 하지만 2010년 11월, 베를린에 위치한 월드뮤직 전문 레이블 Strut Records와 AFROBEAT ACADEMY의 지원 사격 아래 EBO TAYLOR의 음악 인생 60년을 자축하는 첫번째 앨범을 드디어 선보이기에 이르렀다.

예전 EBO TAYLOR의 솔로곡이나 협연곡에서 보여준 것처럼 이번 솔로 앨범 역시 나이지리아 출신의 거장 FELA KUTI의 영향이 느껴지는 브라스와 퍼커션의 무한 루핑 psychedelic Afrobeat를 기본 토대로 하였다. 하지만 수수하면서도 달콤하게 전개해 나가는 EBO TAYLOR 특유의 기타 어프로치는 FELA KUTI나 여느 Afrobeat 음악에서 흔히 들을 수 없는 재즈적 정교함을 자랑한다. 특히 과거 THE APAGYA SHOW BAND 시절의 싸이키델릭 재즈풍 싱글 노트 핑거링을 재연하는 듯한  6번 트랙 'Kwame'은 3분여 밖에 안되지만 이 앨범에 수록된 곡 중 EBO TAYLOR의 기타실력을 경청할 수 있는 멋진 연주곡이다. 또한 원초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서아프리카 퍼커션 리듬에 능글맞은 템포와 톤으로 맞서는 BEN ABARBANEL-WOFF의 테너 색스폰 솜씨 역시 EBO TAYLOR의 자유롭게 유유자적하는 기타 음색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70년대 시절의 가나 highlife 싸운드를 완벽하게 재현해내고 있다.
 
미국에서도 2010년 초에 인기를 얻었던 USHER와 LUDACRIS의 듀엣곡 ‘She Don’t Know’의 백그라운드 싸운드가 EBO TAYLOR의 'Heaven' 로부터 샘플링되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EBO TAYLOR와 가나의 highlife 음악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이때, 이 뒤늦은 아프리카 출신 백전노장의 새 앨범은 매너리즘에 빠진 현재 흑인 음악들에 흥미를 잃고 있는 이들에게 기분전환이 충분히 될 수 있을 것이다.

RATING: 82/100

written by Byungkwan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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