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2013.05.10 13:17


"This Generation"

지난 2월 26일, 레게의 사자들이 미국 LA에서 우렁찬 표효를 시작했다. 올스타 레게 밴드 The Lions가 바로 그들인데, 백횽 레게 뮤지션 콤비인 기타리스트 댄 우빅(Dan Ubick)와 베이시스트 데이브 와일더(Dave Wilder)를 비롯, 팔세토 창법을 자랑하는 말릭 무어(Malik Moore), DJ Stylings의 블랙 세익스피어(Black Shakespeare: 전설의 덥밴드 Sly & Robbie의 멤버인 로비 세익스피어의 사촌이기도 하며, I&I Sound System의 공동운영자이기도 하다), 전설의 스카밴드 Hepcat의 멤버들 등등 실로 엄청난 실력파 뮤지션들이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대동단결했다. 프로듀싱은 캘리포니아 언더그라운드 거물들(?)인 코니 프라이스(Connie Price: 캘리포니아가 낳은 최고의 딮펑크 밴드 The Keystones의 리더이기도 하다), 블레이크 콜리(Blake Collie), 스티브 케이(Steve Kaye) 등이 맡았다. 특히 깔끔한 힙스터형 딮펑크(deep funk) 음악으로 인디 뮤직씬에서 주목을 받았던 The Keystones의 코니 프라이스와 댄 우빅이 프로듀서와 뮤지션으로서 이번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 중구난방 포효만 하다 어수선하게 흘러갈 수도 있었을 레게 사운드에 매끈한 마스터 터치를 가한 점은 이번 앨범의 완성도를 따질 때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 포인트일 것이다.

The Lions는 명실상부 '레게밴드'인 만큼 당연 레게음악에 많은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레게 소울 음악의 범주에도 자리하는 만큼 소울과 같은 '애절함' 또한 레게의 경쾌함 사이로 맛깔나게 보여준다. 밴드의 전 멤버들은 어릴적부터 The Upsetters, THE ROCKERS BAND(Gregory Isaacs, Big Youth, Dillinger 등 레게 장인들이 총출동한 'Rockers (1978)' 라는 골때리는 레게영화가 있었는데 아마 그 사운드트랙 음악을 좋아하는 듯하다), Roots Radics 등과 같은 70년대 자메이카 덥 레전드들의 레코드들을 즐겨 들으면서 자라왔으며 그러한 고전 레게 사운드들의 느낌을 이번 앨범에 고스란히 담고 싶어했다고 한다. 옛날 레게 음반들을 들어보면 카리브해의 햇살같은 따스한 기운과 함께 생활기스가 잔뜩 끼인 영세한 '그 시절'의 더티 질감을 사운드 속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데, THE LIONS는 아날로그 레코딩을 통해 고전 레게 음반에 시대적으로 어쩔 수 없이 묻어났던 '더러움'과 '어긋남'(혹은 '실수')들을 자신들의 음악에도 그대로 적용시켜 2013년 시점에서 아티스틱한 느낌으로 다시 승화시키는 데 성공한다. 70년대까지 찬란한 명맥을 이어오던 아날로그형 레게 사운드는 80년대를 기점으로 디지털 레코딩이 활성화되면서 고전 사운드 특유의 거친 질감과 더티한 아름다움들이 조금씩 퇘색되어가는 면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열약한 조건상 어쩔 수 없이 묻어났던 예전 제3세계 음악의 아날로그 느낌들에 대해 미학적으로 다시 접근하려는 경향들이 최근들어 생겨나면서 월드뮤직 장르를 통들어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디지털 레코딩의 기름칠은 다시 주춤해지고 대신 아날로그로 스타일링하려는 시도들이 조금씩 고개를 다시 드는 형국인데, THE LIONS는 이러한 경향에 발맞추어 이번 앨범의 모든 레코딩을 신씨사이저가 배제된 아날로그 방식과 콜렉티브/빅밴드 인해전술을 통해 일일히 진행하면서 70년대 자메이칸 덥 스타일의 그 느낌과 질감을 아주 자연스럽게 재현해낸 것이다.

앨범 타이틀곡인 2번 트랙 "This Generation"은 레게 특유의 천진난만함(?) 을 보여주는 밝고 경쾌한 곡으로, 관광메들리풍 올갠 추임새와 호른 연주에 맞춰 즐겁게 불러제끼는 팔세토싱어 말릭 무어와 레게사나이 블랙 세익스피어의 보컬 하모니가 리스너로 하여금 자메이카스럽고 옛스러운 고전 레게의 흥겨움 속으로 다시 한번 젖어들게끔 해준다. 이 곡은 뮤직비디오로도 만들어졌는데, 등장하는 모든 이들이 정말 신나게 한바탕 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며 자메이카삘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등장시킨 스쿠터들 역시 보는 재미를 한층 더해준다. 전통적인 레게연주법의 향기가 느껴지는 10번곡 "Padre Ichiro"에서는 꼭 80년도 게임 "쿵푸"를 시작할때 나오는 주제가처럼 구식스럽게 연주하는 댄 우빅의 기타멜로디가 특히 인상적이며, 버림받은 남자의 슬픈 감성을 소울처럼 애절하게 표출해내는 말릭 무어의 가창력 역시 이번 앨범 수록곡 중 가장 호소력 있게 리스너의 귀를 잡아끈다. 클로징 트랙인 12번곡 "Let's Go Out Tonight"은 블랙 세익스피어의 박력 넘치는 레게 보컬과 백킹 싱어들의 달콤한 크룬 보컬 코러스의 끈적끈적한 불금 레게파티 유혹이 압권인 곡으로, 특히 시작할 때 "*Z우" 라고 하는듯한 목소리 추임새는 마치 고전 레게의 거장 중의 거장 리 "스크레치" 페리(Lee "Scratch" Perry)의 예전 레코드를 듣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밴드의 엉뚱함을 더해 개그맨 노홍철의 홍카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개조된 아이스크림 트럭 앨범커버가 인상적인 [This Generation]은 비록 자메이카가 아닌 LA에서 제작된 작품이긴 하지만, 일단 이 앨범을 한번 들어본다면 지금 저들이 연주를 하는 곳이 LA인지 자메이카인지는 그닥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아날로그 시절의 레게스러운 흥겨움과 낭만이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나 있는 작품이다. 즉, 아날로그 레코딩 방식을 고수하여 정통 레게에서 맛볼 수 있는 지저분한 질감과 거친 맛을 적절히 살려 구사하되, 기타-베이스-드럼-올갠 등의 배킹 연주들을 특급으로 뽑아내고 완벽한 프로듀싱과 엔지니어링 과정을 통해 모든 음원들을 깔끔하게 정리하면서 요즘 인디/음악 정서에 아주 적절한 아날로그 레게 사운드를 재미있고 맛깔나게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이는 아날로그 레코딩이 구사되었음에도 부담없이 들을만한 퀄리티를 깔끔하게 잡아냈던 BILAL의 [A Love Surreal]과 일치하는 장점이다). 아트스러운 레게음악에 진심으로 관심있는 분이라면 필히 6~70년도부터 오늘날까지의 자메이카가 살아 숨쉬는 이들의 음악을 이번 기회에 꼭 찾아 들어보시기를 권하는 바이다.


RATING: 82/100

written by Sean Kang

'REVIEWS > WORLD' 카테고리의 다른 글

SINKANE: Mean Love (2014)  (0) 2014.10.01
TINARIWEN: Emmaar (2014)  (0) 2014.04.01
THE LIONS: This Generation (2013)  (2) 2013.05.10
LE TRIO JOUBRAN: As Far (2011)  (0) 2011.05.23
EBO TAYLOR: Love and Death (2010)  (0) 2011.03.01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푸른은빛늑대 2013.05.10 21:19  Addr  Edit/Del  Reply

    프로그레시브한 베이스그루브! 참 좋네요!!

  2. ssba 2013.08.27 11:05  Addr  Edit/Del  Reply

    라이언즈 보러 신혼여행도 엘에이로 갑니다.ㅎㅎ좋은 글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