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S/ALT & INDIE

PETER, BJORN & JOHN: Gimme Some (2011)


단 한 곡의 노래로 유럽과 미국 상업 광고 음악계의 블루칩으로 혜성같이 등장했던 스웨덴 스톡홀름 출신의 트리오 PETER, BJORN & JOHN. 의도하지 않은 프로모션 형식으로 '얻어 걸린' 세계적 인기를 등에 업고 Swedish Invasion의 중심축으로 급부상한 이후 멤버 각자 왕성한 과외 활동을 벌이면서도 (특히 베이시스트 BJORN YTTLING은 음악 프로듀서로 성공 중) 올해 6번째 정규 앨범 'Gimme Some'을 예정대로 발표하면서 PB & J 밴드 체제의 건재함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는 최근까지 꾸준하게 추구해왔던 일련의 실험적 시도들을 잠시 접어두고 간결하고 신바람나는 인디 록 위주로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주력한 모습이다. 콩가 퍼커션의 난타가 신명을 돋구는 'Dig A Little Deeper'와 BUZZCOCKS식 punk를 요즘 아이돌 밴드 스타일로 재해석한 'Breaker Breaker', 'Lies' 등 대부분의 트랙들이 음악(특히 록음악)에 무지한 사람들마저도 흥겹고 쉽게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이다. 

또한 요즘 많은 모던록 계열 밴드들에게 무시되고 있는 '연주력'에 관한 만족도 역시 상당히 높은 앨범이다. 트리오 록 밴드로써 THE POLICE처럼 기타, 베이스, 드럼 간의 유기적인 조화를 중시하고자 하는 PB & J의 근본적 신념은 스피디한 코드 기타와 비브라토가 인상적인 'Black Book',  krautrock / prog rock의 인스트루멘탈리즘이 반영된 마지막 트랙 'I Know You Don't Love Me' 등의 트랙들에서 적절하게 발휘되고 있다.

실험적인 시선에서 잠시 눈을 떼고 다시 꺼내놓은 팝적인 취향들은 스웨덴 인디 록 특유의 달콤한 서정미, 록적인 다이내믹함과 깔끔하게 믹스되어 'Young Folks'의 향수를 추억하는 PB & J 팬들이 다시 룰룰랄라~ 휘파람 불며 무한반복 플레이로 듣게끔 만드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Writer's Block (2006) 이후 발매된 두 장의 앨범들을 통해 자리를 잡아가는 듯 했던 실험적 시도의 흔적들이 이 앨범에서는 썰물처럼 사라져 버린 듯 하여 개인적으로 약간  아쉽다. 그렇다고 스매쉬 히트곡 'Young Folks' 의 영광을 다시 재현하고픈 그들의 의도에 대해 절대 비난하고픈 마음은 없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작 'Young Folks'처럼 귀에 착 들어오는 타이틀곡 감은 이번 앨범에서 찾아볼 수 없기에 그 작은 아쉬움이 더 아프게 남는다.

RATING: 75/100

written by Byungkwan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