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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ALT & INDIE

THE MOUNTAIN GOATS: All Eternals Deck (2011)


90년대 미국 칼리지 록 씬에서 불어닥친 lo-fi 열풍의 중추적인 핵심이었던 THE MOUNTAIN GOATS는 당시 같이 활동했던 로우파이 전사들(SEBADOH, NMH, GUIDED BY VOICES 등) 중 가장 지속적이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밴드로 꼽힌다. 20년의 활동 기간 동안 13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하였고 이 앨범들은 언제나 현지 음악 평론가들에게 후한 음악적 평가를 받아 왔다.

이번 13번째 정규앨범 [All Eternals Deck] 역시 THE MOUNTAIN GOATS의 주된 특징인 위트넘치고 시니컬한 가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 인디록의 음유시인으로 추앙받는 John Darnielle의 작사 능력은 마치 MANIC STREET PREACHERS의 Richey Edwards처럼 이미 작사가 수준을 넘은 열렬한 광팬들을 보유하고 있는데(지난 2008년에는 BLACK SABBATH에 관한 소설을 출간하여 뉴욕 문화계에 잔잔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도 있다), 이번 앨범에서는 지난 시절과는 달리 정제된 세팅 하에 다소 편안하고 명상적인 음악으로 청자와 문학적(?) 소통을 꾀하고자 한다.   

[All Eternals Deck] 에서 가장 특이할 만한 점은 그 유명한 플로리다 데쓰 메틀 밴드 MORBID ANGEL 출신의 기타리스트 Erik Rutan을 프로듀서 중 한명으로 기용했다는 것이다. 그래선지 십수년전 젊은 혈기와 분노를 회상하는 듯이 타이트하게 조이는 록 넘버 'Estate Sale Sign' 을 SUPERCHUNK 스타일의 파워넘치는 록 스타일로 그 어느 때보다 멋지게 연주해낸다.

하지만 이제는 [Full Force Galesburg (1997)] 에서처럼 질풍노도처럼 휘갈기던 John Darnielle의 어쿠스틱 기타 손맛에 대한 향수를 뇌리에서 지워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신사처럼 젠틀하게 피킹하는 기타, 깔끔하게 떨어지는 hi-fi 프로덕션, jazzy한 브러쉬 드럼 소리가 그 예전 칙칙하고 갑갑했던 소음의 미학을 자연스럽게 대신하고 있지만, 파나소닉 붐-박스에다 직접 녹음한 조악한 싸운드로 듣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예전 John Darnielle의 시니컬한 인디정신만큼은 이제 더이상 기대할 수 없는 추억이 되어가고 있는 듯 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All Eternals Deck]은 미국의 평론가들에 의해 또다시 올해 최고의 앨범 반열에 황급하게 올려질 것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앨범이다.

RATING: 68/100

written by Byungkwan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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