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S/HIP-HOP

INSPECTACH DECK AND 7L & ESOTERIC: Czarface (2013)


세명의 힙합 악동들이 지난 18일 Czarface라는 콜라보레이션 그룹으로 우리들 곁으로 거하게 다가왔다.  바로 언더그라운드 힙합 듀오 7L & Esoteric, 그리고 거대 랩 그룹인 Wu-Tang Clan의 수문장 Inspectah Deck이 콜라보레이션 그룹의 주인공들. 1999년 당시 7L과 Esoteric이 덱횽과 함께 작업한 적이 있는데 이를 계기로 14년 후인 올해 이들이 다시 뭉쳐 거한 협연 앨범을 발매하게 된 것이다. 이번 콜라보 앨범의 게스트들 또한 꽤나 화려함을 자랑하는데, 록 마르시아노(Roc Marciano), 오노(Oh No), 고스트페이스 킬라(Ghostface Killah), 액션 브론슨(Action Bronson), 카파도나(Cappadonna) 그리고 제디 마인드 트릭스(Jedi Mind Tricks)/아미 오브 더 파라오스(Army of the Pharaohs)의 비니 파즈(Vinnie Paz)가 피쳐링 해주었으니... 진정한 랩의 스멜이 물씬 느껴지는 피쳐링 게스트 명단이 아닐 수 없다.

앨범의 프로덕션 대부분을 7L이 일관성 있게 맡아주었으며, 언더그라운드 힙합 프로듀서 Spada4 역시 여섯 트랙의 프로듀싱을 사이드에서 거들었다. 그리고 비록 한 곡("Let It Off")이지만 힙합의 큰횽님인 DJ Premier횽 또한 프로듀서로서 이번 앨범을 빛내 주었다. 마블 코믹스 스타일의 재미있는 분위기를 선사하는 앨범 커버 역시 이들의 음악에 대한 호기심을 초장부터 한껏 자극해준다. 특히 가운데에서 악당인지 슈퍼맨인지 살짝 헷갈리는 모습을 취하고 있는 시져페이스(Czarface) 캐릭터가 과연 앨범의 음악들이 어떻게 등장할지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킨다. 

우탱의 수문장 횽님이 이끄는 시져페이스 캐릭터 속으로 본격적으로 들어가 주요곡들을 한번 살펴 보자. 2번 트랙인 "Air 'Em Out" 은 어쿠스틱한 드럼 소리와 스모키한 듯한 느낌의 베이스 사운드가 어우러진 곡으로, 나름 무겁지 않으면서 하드코어한 곡의 느낌답게 뮤직비디오 또한 코믹과 하드함을 담고 있다(골드로 번쩍거리는 솔로앨범 [Uncontrolled Substance (1999)]의 덱횽답게 뮤비에서도 보스로 당당히 등장하신다). "Cement 3's"는 기존 우탱사운드를 연상시키는 배경사운드와 고(故) 오디비(Ol' Dirty Bastard)횽님의 "Shimmy Shimmy Ya"에서 들려주었던 랩이 배경으로 등장해서 하드함을 한층 더해준다. 앞서 KEFKRIT에서 소개했던 오노(Oh No)횽이 피쳐링 해준 다음곡 "Czar Refaeli"는 마치 90년대 Lord Finesse횽을 연상시키는 올드스쿨 비트가 덱횽의 스타일과 아주 적절하게 맞아떨어지는 곡이다.  옛날 영화의 더빙된 성우의 목소리로 시작되는 6번 트랙 "Savagely Attack" 또한 우탱무술사운드를 연상시키는 '둥둥'하는 배경 사운드가 인상적인데, 여기에 우탱의 고스트페이스횽님께서 등장하여 감칠맛나는 명불허전 하이톤 랩핑을 들려주신다.

8번 곡인 "It's Raw"에는 요즘 하드코어 랩 계통의 음반에서 자주 출몰해주시는 액션브론손횽이 피쳐링 래퍼로 나타나 거침없는 활약을 해주시며, DJ Premier횽이 프로듀싱을 해주신 심상찮은 다음곡 "Let It Off"에서는 과거 "Above the Clouds" 에서 보여줬던 덱횽과의 환상적인 짝꿍 협연처럼 프리모횽의 경쾌, 하드한 비트에 덱횽의 시원 샤프한 랩핑이 아주 맛깔스럽게 어우러진다. 살벌한 랩과 함께 가끔 뮤직비디오에서 베스트 댄스(?) 리스트에 오를만한 춤사위를 보여주었던 카파도나횽(도나횽의 두번째 솔로 앨범곡인 "Supermodel" 참고) 이 피쳐링을 한 3번 트랙 "Shoguns"에서는 Jedi Mind Tricks의 Vinnie Paz의 랩 역시 살짝 감상할 수 있는데, 특히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기타소리는 마치 옛날 사무라이 영화가 연상되는 '쇼군스러운' 비장한 느낌을 충분히 자아내는 효과음일 것이다.  

장인정신이 엿보이는 클래식한 맛과 현대적인 사운드가 같이 공존하는 듯한 DJ 7L의 프로덕션에 덱횽이 반했다고 하는데, 덱횽은 "80년도 힙합과 알엔비, 그리고 록사운드가 합쳐져 2013년 오늘날 새로운 음악이 탄생되었다"라고 이 앨범에 대한 소감을 거창하게 피력했다. 물론 어찌보면 전반적으로 아기자기한 재미가 조금 덜하고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프로덕션이지만, 거침없이 쏘아대는 덱횽과 7L, 그리고 Esoteric의 랩핑에 힘입어 첫곡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는 언더그라운드 하드코어 힙합 사운드를 들려주는 점은 이 앨범이 가져다주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볼 수 있다.


RATING: 77/100

written by Sean Kang

'REVIEWS > HIP-HOP' 카테고리의 다른 글

GHOSTFACE KILLAH: Twelve Reasons to Die (2013)  (0) 2013.04.20
BILAL: A Love Surreal (2013)  (4) 2013.03.30
OH NO: Disrupted Ads (2013)  (2) 2013.02.14
KENDRICK LAMAR: good kid, m.A.A.d city (2012)  (6) 2012.11.17
JJ DOOM: Key to the Kuffs (2012)  (2) 2012.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