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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HIP-HOP

OH NO: Disrupted Ads (2013)


Madlib/Quasimoto/Madvillain부터 Quakers, Dam-Funk, Jont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실력파 뮤지션들을 거느리고 있는 인디레이블 Stones Throw의 또 한명의 자랑거리 Oh No의 신보 [Disrupted Ads]가 지난 2월 12일 발표되었다. 랩퍼 겸 프로듀서 Oh No는 매드립의 동생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그냥 쓱하고 지나가면서 봐도 '쌍둥이'라고 느낄 만큼 닮은 듯 하다), 알케미스트(Alchemist)횽과 함께 'Gangrene'이라는 괴짜 언더그라운드 힙합 그룹 멤버로도 활동한 적이 있다. 매드립의 동생이긴 하지만 그런 만큼 매드립에 비해 대중들에게 상대적으로 묻혀있어 더욱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오 노! 그의 본명은 Michael Jackson으로 팝의 전설이신 그 횽님과 이름이 일치하는 우연이 있으며, Wildchild, MED, Juggaknots, De La Soul, Murs, 맙딥(Mobb Deep)의 Prodigy 등 실력있는 아티스트들의 앨범제작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꾸준히 해오면서 언더그라운드 힙합프로듀서로서 독자적인 입지를 쌓아가고 있다.

오노횽은 'Disrupted Ads' 라는 앨범제목에 걸맞게 요상한 그림과 내용들의 신문지 선전들로 치장된 앨범 커버처럼 독특한 느낌의 꼴라쥬힙합사운드를 이번 앨범에서 들려주시는데, 주로 텔레비젼 광고 같은 목소리 샘플로 곡들이 시작하며, 게스트로 참가한 아티스트들의 스타일/분위기와 적절히 맞춰져서 곡들이 완성되어 있다. 그리고 다양한 질감의 신쓰 사운드가 기존보다 많이 첨가되어 있는 점도 이번 앨범에서 주목해야 할 특이사항이다. 언더그라운드 힙합 앨범들을 듣다보면 조잡한 구성력 때문에 필자의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오노횽은 '샘플찹의 거목'이라는 언더그라운드 힙합씬의 명성대로 감칠맛 나는 샘플찹과 깔끔한 프로듀싱을 이번앨범에서 선보이며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대가' 매드립의 동생다운 저력을 아주 훌륭하게 과시하고 있다.

자, 그럼 우리 오노횽이 이번에 연출한 꼴라쥬힙합의 세계로 일단 한번 들어가 보자. 3번트랙 "Jones's"는 뮤직비디오 영상처럼 알록달록한 듯한 신쓰 샘플과 빈티지풍의 드럼소리가 잘 녹아들어가며 실력파 랩퍼 Blu와 MED의 피쳐링 랩 역시 이러한 배경 분위기와 아주 잘 맞아 떨어진다(뮤비의 중간중간 등장하는 백횽의 익살맞은 댄스 역시 이 앨범을 위한 개그포인트로 아주 적절하게 적용된 듯).  다음 트랙 "Wet Em Up"은 그라임풍의 갈리는 듯한 느낌과 앰비언트의 몽환적인 느낌, 이 두 가지 형태로 나뉘어 진하게 연주되는 신스사운드가 유난히 튀는 곡이며, 여성랩퍼 Rapsody와 Psalm One의 거침없는 흑누님랩을 느낄 수 있는 5번곡 "Same Shit"에는 신쓰와 드럼 콤보 배경음이 곡의 무게감과 거친 맛을 지대로 살려준다. 마치 둥둥 뜨는 듯 멜로한 감성의 샘플 사운드로 분위기를 잡는 7번곡 "The Difference"는 소프트한 듯하면서도 시원한 소리를 내며 중간중간 등장하는 심벌 사운드가 유독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멜랑꼴리한 보이스 샘플과 Tristate와 Midaz의 비장한 랩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8번트랙 "Punchdrunkpatterns"에는 하드코어 랩의 정통적인 맛을 다시 느낄 수 있으며, 9번트랙 "Animals"에는 독특한 보이스의 소유자인 쥬라식파이브(Jurassic 5)의 멤버 Chali 2na와 Roc C가 등장하여 "바로 우리가 짐승남들이다" 라며 포효하는 듯 맛깔나는 랩핑을 자신있게 과시한다. 11번곡 "Rollin' Up"은 오노횽와 알케미스트횽이 Gangrene으로 다시 뭉쳐 함께 등장하는 곡으로, 간만에 알케미스트횽의 랩을 우연찮게 들을 수 있어 상당히 반갑게 느껴진다. 15번트랙 "Improvement"에는 랩퍼 Declaime과 여성보컬 Georgia Anne Muldrow가 등장하여 오묘한 분위기 속에서 맛나는 랩과 소울풀한 보컬의 콤보를 들려준다.    

마치 어머니께서 정성껏 만들어 주신 된장국이나 홈메이드 파이를 먹는 듯한 느낌이랄까? 정성스럽게 심혈을 기울인 장인(프로듀서)의 손때가 흥건히 묻어난 [Disrupted Ads]는 오노횽이 그동안 언더그라운드씬에서 쌓아왔던 내공을 보다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샘플찹 음악의 완성형'에 가까운 작품이며, 동시에 매드립의 가족이 아닌 오노로서의 다음 행보들이 더더욱 기대되는 앨범인 듯 하다. 할리우드 액션이 아닌 리얼 액션으로, 그가 선보이는 '광고들(Ads)'에 한번 빠져보는 것은 어떨지 싶다.


RATING: 82/100

written by Sea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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