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 출신의 3인조 인디록 밴드 YOUNG GALAXY가 이번에 내놓은 통산 3번째 앨범 [Shapeshifting]에서 드러낸 그들의 새로운 음악적 색깔은 엄청나게 뚜렷하지도, 그렇다고 존재감없는 여타 어린 짝퉁 일렉트로 팝 밴드들처럼 불투명하지도 않다. 애정이나 관심을 일부러 가져주지 않으면 또 하나의 80년대 뉴웨이브 짝퉁 앨범 쯤으로 대충 지나쳐 버릴 정도로 큰 임팩트도, 강력한 카리스마도, 얄팍한 상업적 IQ도 보이지 않는 앨범이지만, 이번 작품처럼 80년대 팝음악이나 뉴웨이브에 대해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오타쿠같이 집요하고도 창조적으로 탐구를 하는 장인적인 록 앨범도 최근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 (적어도 캐나다 출신 밴드 중에는) 또한 사실이다.
일렉트로 록과 슈게이져가 범벅이 된 이전 두 앨범 [Young galaxy (2007)], [Invisible Reflection (2009)] 은 음악 평론가들에게 큰 인정을 받지 못한 실패작이었지만, 이번 [Shapeshifting] 은, 록 인스트루멘트에 관한 집착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보컬과 신디싸이저 멜로디 간의 타이트한 하모니를 중심으로 프로듀싱하면서 그 음악적 소스를 M.B.V.식 슈게이져나 4AD 스타일의 싸이키델릭 팝이 아닌 80년대 팝(특히 뉴웨이브나 그 근처의 팝 클래식들)의 노골적이고 예측가능한 드라마에서 가져와 전혀 색다른 형태의 드림 팝 카테고리 영역을 점유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Republic (1993)] 시절 피터 훅의 연주를 연상시키는 멜로딕한 베이스 그루브감이 일품인 'we have everything' , 노골적으로 80년대 팝을 찬양하는 투이지만 미니멀하면서도 로우파이적으로 그 클래식적 무드를 상큼하게 탈바꿈시킨 'peripheral visionaries'와 'cover your tracks', 칼리 사이먼이나 보니 테일러같은 2-30년 전의 팝 디바를 연상시키는 Catherine McCandless의 보컬에 이율배반적으로 연주되는 흐르는 시타르 & 피들 풍 기타 & 베이스 유닛과 퍼커션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무드를 자아내는 앨범 타이틀 트랙 'shapeshifting' 등 과거의 짐을 벗어 버린 YOUNG GALAXY의 새로운 도전 정신이 번득이는 노래들로 채워져 있다.
이 앨범의 가장 큰 매력은 80년대 팝 고유의 특징인 타이트한 비트감과 강박적 디지털 음원 사용의 압박에서 한참 벗어나 가장 최소화된 배킹의 기반 위에서 유유자적하듯 여유감 있게 모든 노래를 연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80년대 음악 특유의 업템포 BPM을 1/3쯤 다운시키고 트립합처럼 느릿느릿 늘어지는 감으로 그루브를 타는 사운드 패턴은 이전에 그들이 맹목적으로 다랐던 슈게이징의 느낌 못지 않게 최면적이고 드림팝 적인 매력으로 재탄생한다.
[Shapeshifting]은 분명 YOUNG GALAXY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될만한 앨범이다. 비록 다소 죽어있는 듯 정체되고 밋밋한 느낌의 몇몇 노래들도 앨범 안에서 발견되긴 하지만, 팝에 관한 감수성과 미묘한 센스, 그리고 (동시대 다른 밴드들에게도 일종의 딜레마이자 큰 숙제이기도 한) 영향 받은 음악 장르로부터 자기 스타일화 시키는 능력 등을 유감없이 보여준 새로운 자아발견의 성과물이 바로 이 앨범이다.
RATING: 75/100
written by Byungkwan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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