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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14 04:33

요즘은 조금 시들해졌지만 인기 음악 비디오게임 'Rock Band'와 'Guitar Hero World Tour'에 수록되기라도 하면 인디 음악이라도 어렵지 않게 메인스트림 챠트 상위권에 등극하곤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LA 출신의 4인조 인디(?)록 밴드 SILVERSUN PICKUPS 역시 듣보잡이었던 2006년 당시 데뷔 앨범 [Carnavas] 수록곡 "Lazy Eye" 가 이 두 개의 비디오게임에 플레이 메뉴로 당당히 수록되면서 예상치 못한 상업적 잭팟을 터트렸었다. 의도됐건 되지 않았건 [Carnavas]의 상업적 히트는, 브룩클린 뮤직씬에 한창 짖눌려 있던 LA 실버 레이크 인디 뮤직씬과 소속 레이블 Dangerbird Records의 존재감을 음악팬들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들은 "Lazy Eye"에 이어 후속곡 "Well Thought Out Twinkles"까지 챠트 상위권에 연달아 진입시키며 FOO FIGHTERS, KILLERS 등의 메인스트림 부류와 더불어 FM 얼트록 라디오에서도 어렵지 않게(아, 물론 미국에서 말이다 ㅎ) 접할 수 있는 대중적 록밴드로 격상하게 되었다.

하지만 SILVERSUN PICKUPS 역시 인디밴드의 대중적 성공과 동시에 반대급부로 여지없이 등장하는 비주류 미디어(특히 P자로 시작되는 그거)의 '딴지 걸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SMASHING PUMPKINS 짝퉁' 드립이 바로 그것인데, 실제로 밴드의 프론트맨 브라이언 오버트(Brian Aubert)의 쥐어짜기 고음 보컬와 가슴을 후벼파는 하드멜랑꼴리 하모나이져(?)+딜레이 기타 사운드는 SILVERSUN PICKUPS의 전매특허인 동시에 이들이 '스매싱 펌킨스 아류' 의 멍에를 뒤집어쓰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어찌됐든 이들은 '게임의 특혜'를 입고 후속타 [Swoon (2009)]까지 상업적 성공을 이어나가는데, 빌보드 앨범챠트 7위의 기적! 그리고 첫번째 싱글 "Panic Switch"의 빌보드 싱글 챠트 100위권 진입+빌보드 모던록챠트 1위 등등의 업적(?)들은 비단 아류 드립으로만 가릴 수 없는 성과이며 오히려 복고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들의 묘한 음악적 매력이 분명 대중들에게 진정성 있게 와닿는 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새앨범 [Neck of the Woods]은, (이래뵈도 SILVERSUN PICKUPS의 오랜 시크릿 팬으로써 자신있게 말하건데) 상당히 실망스러운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호러 영화처럼 만들고자 했다'던 리더 브라이언 오버트의 인터뷰 발언이 무색해질 만큼 이번 앨범은 메인스트림형 얼터너티브록의 팝적 의도가 미스테리한(혹은 몽환적인) 감성 코드와 완전히 엇박자를 이루는 역대 최악의 작품으로 전락하고 만다. 아무런 인상적인 록비트 그루브 없이 밋밋하고도 뿌옇게 떠오르다 가라앉고 마는 오프닝 트랙 "Skin Graph"에서 일찌감치 예견되듯, 호러스럽고 괴기스럽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새앨범에서 연출해보고자 한 이들의 사전의도는 오버프로덕션으로 여지없이 귀결되면서 슈게이징스럽게 뭉개지는 스매싱 펌킨스적 매력([Carnavas]), 혹은 팝적 구조 속에서 급박함과 혼란스러움이 동반된 90년대 얼트록의 묵직한 비트와 거친 파워([Swoon]) 등을 송두리채 날려버린 채 거슬리는 스네어드럼과 일률적인 싱코페이션 리듬(우직한 베이스선율을 타고 스트레이트하게 로킹하던 "Lazy Eye"를 기억한다면 이건...)에만 지나치게 의존되는 평범한 수위의 우울/다크 모던록 사운드 카테고리에 시종일관 머물고 만다. [Carnavas] 시절부터 살짝 드러냈던 일렉트로/신쓰팝 취향 역시 이번 앨범의 '다크호러 컨셉'에 편승하여 "Mean Spirits", "The Pit" 등에서 꽤 비중있게 다뤄보고자 하는데, 이것 역시 노래 전주 부분에서만 불필요하게 등장했다 노래 전부분 그리고 앨범 전체의 영역까지 확대되지 못하고 김빠진 그런지(grunge) 무드에 이내 짖눌려 파편적으로 지리멸렬하고 만다. 그들의 '트렌드' 의도를 엿볼 수 있는 5번째 트랙 "Here We Are" 만이 오직 전자적인 어감의 규칙성에 의해 끝까지 리드되는 '제대로 된' 신쓰록 넘버지만 이곡 역시 SILVERSUN PICKUPS의 주무기인 얼터너티브스러운 공격적 감수성을 완전히 잃어버린채 오히려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무의미한 트랙으로써 추락, 팬들의 실망감을 가중시킨다.

이들의 장기였던 '90년대 슈게이징 얼트록의 트렌디 재해석' 코드는, 이전 두장의 앨범에서 아슬아슬한 비평적 줄타기를 거듭하다 합격선을 가까스로 통과하긴 했으나 이번 [Neck of the Woods]에 이르러 비로소 가장 불안정한 음악적 딜레마를 맞이하고야 만다. 중기 이후 디페쉬 모드, 혹은 [Adore (1998)] 이후 스매싱 펌킨스가 취했던 다크/고딕 공식에 의해 1차적으로 괴상하게 변형되고, 여기에 작금의 '방방 뜨는' 후배 인디팝 밴드들의 신쓰/일렉트로 사운드 스트럭쳐까지 등용하면서 SILVERSUN PICKUPS 음악 본연의 특성들을 상당부분 잃어버린 [Neck of the Woods]은, SILVERSUN PICKUPS 앨범 사상 가장 가볍고(나름 다크하긴 한데 한없이 가볍다) 단순한 자극만이 오고가는 범작 중의 범작이 되고 말았다. 

RATING: 55/100

written by BK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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