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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S

The Top 30 Albums of 2012: #30 - #26


BURIAL, JAPANDROIDS의 앨범들처럼 이미 이 곳에서 리뷰가 다뤄진 작품들은 시간관계상 서술을 생략합니다(편의상 리뷰 링크를 달아놨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앨범 순위는 아닙니다. 



"Lines"
30
BIG BOI
Vicious Lies and Dangerous
Rumors
(island def jam)
2010년 대망의 첫 솔로앨범 [Sir Lucious Left Foot: The Son of Chico Dusty]으로 팬들을 한번에 사로잡았던 OUTKAST의 빅보이(Big Boi)가 지난 12월 11일 발표한 두번째 솔로앨범 [Vicious Lies and Dangerous Rumors]은 이곳저곳에서 '올해의 앨범 후보 리스트'에 오를 정도로 떠들썩했던 데뷔앨범에 비해 그다지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진 못했다. 늘 그래왔듯이 자신이 기존에 구축했던 사운드에서 벗어나 항상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고자 했던 빅보이횽이지만 이번 써퍼모어 앨범에서는 인디음악에 좀 더 근접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대거 도입하는 무리수를 둔 것이다. 따라서 빅보이횽의 실험성을 이 정도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팬들이나 평론가들에겐 꽤나 낯설고 생뚱맞은 작품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르파괴' 라는 하이브리드 본능이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결합되었다고 해서 우리의 빅보이횽이 갑자기 핏불처럼 변하지는 않을 터. 아웃캐스트 시절부터 훌륭한 랩과 비트감각을 보여줬던 빅보이횽의 기본 능력과 호화 프로듀서들의 기막힌 프로듀싱에 힘입어 이 생소한 전자 무드는 힙합의 근본 테두리를 해치지 않는 선을 유지하면서 빅보이횽의 크로스오버 힙합 스타일 안으로 제법 멋지게 녹아든다. 뭐니뭐니해도 이 앨범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귀를 잡아끄는 곡은 데스티니 차일드(Destiny's Child)의 멤버 켈리 로우랜드(Kelly Rowland)의 피쳐링 싱글커트 트랙 "Mama Told Me"으로, 켈리만이 가진 감미로운 목소리가 펑키하고 신나면서 전자칼라풀한 프린스(Prince)풍 곡의 분위기를 아주 멋지게 살려준다.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나머지곡들은 빅보이횽 본인이 하고 싶은 '예술작업'에 전념하고 최소한의 생존(..?)을 바로 이 곡에 완전 몰빵했다고 여겨질 정도로 앨범에서 가장 커머셜하게 귀를 사로잡는 곡이다(물론 '명불허전' 빅보이횽의 랩 역시 이 곡에서도 맛깔나게 전해진다). 슬리피 브라운(Sleepy Brown)횽의 부드럽고 소울충만한 보컬을 접할 수 있는 "The Thickets", 그리고 아틀란타 출신임을 인증샷하듯 같은 동네 거물횽들인 T.I., Ludacris와 함께 더티 사우스 파워의 건재함을 하드코어 래핑으로 과시하는 "In The A"에서는 정통 힙합의 간지를 여전히 만끽할 수 있는 반면, 스웨덴의 인디 신쓰팝 그룹 Little Dragon과 협연하며 앰비언트하면서 몽환적인 듯한 기타와 보컬을 첨가한 "Descending", Phantogram과 협연하며 뷸륨감 넘치는 전자 비트 그루브를 선사하는 "Objectum Sexuality", "CPU", "Lines" 등의 곡들에서는 전자 인스트루멘텔 배경 사운드로써 새로운 기분을 이번 앨범을 통해 내보고자 하는 빅보이횽의 재미난 실험본능이 녹아 있다. 정통과 실험, 그리고 그 중간 형태의 퓨전 사운드를 골고루 접할 수 있는 [Vicious Lies and Dangerous Rumors]는, 비록 정통 힙합 매니어들로부터 '산만하다'는 평도 적잖게 들었던 작품이지만 새로운 사운드를 갈망하는 리스너들에게는 충분히 존중받을 만한 창의성과 완성도를 보여줬다고 말할 수 있다.  


"europa"
29
KANE IKIN
Sublunar
(12k)
12K 레이블의 광팬이었기에 왠만하면 모든 12K 레이블 앨범들을 목록에 맞춰 소장하려는 욕심을 한때 가지고 있었다(물론 지금은 포기). 그런 와중에 호주 출신의 익스페리멘탈 듀오 SOLO ANDATA의 12K 레이블 데뷔 앨범 [Solo Andata (2009)]를 구입하여 듣게 되었는데 팀 헤커(Tim Heker)처럼 (포스트)록적 취향이 가미된 글리취 노이즈와 신쓰 드론으로 이루어진 양질의 앰비언트 사운드였지만 아이덴티티 측면에서 특별히 어필되는 바는 없었던 작품이었다. 컬트/호러 무드가 공존했던 후속 앰비언트 앨범 [Ritual (2010)]은 전작보다 훨씬 향상된 영화적 사운드스케잎을 보어주었는데, 특히 부정맥 심장 박동처럼 심약하고 불규칙적으로 stop과 play를 반복하는 퍼커션 드럼 비트를 앰비언트 기운에 방해되지 않도록 바짝 짜부러뜨러 삽입시킨 클로징 트랙 "Incantare"의 미세한 앰비언트 그루브는 꽤나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바가 있었다. 재밌는 점은, SOLO ANDATA의 거의 모든 곡들이 리더 폴 피오코의 주도 하에서 만들어졌지만 정작 문제의 "Incantare" 트랙만은 폴 피오코가 아닌 그의 파트너 케인 아이킨(Kane Ikin)에 의해 제작된 것. 지난 2012년 초 12K 레이블의 사장이자 핵심 뮤지션 테일러 듀프리(Taylor Deupree)의 지휘 아래 스웨덴 아티스트 다비드 벤그렌(David Wenngren)과 함께 뛰어난 앰비언트 콜라보 앨범 [Strangers]를 발표한 바 있는 케인 아이킨이 지난 9월 12K를 통해 내놓은 첫번째 솔로 풀렝쓰 앨범 [Sublunar]는 방법론적으로 바로 서두에서 언급했던 "Incantare" 트랙의 연장선상에 있는 앨범에 다름 아닐 것이다. 필드 레코딩 소스, 악기 사운드 녹음 테잎 등을 샘플화하여 이완된 피치로 쭉 늘어뜨린 다음(마치 45bpm용 vinyl을 33bpm 피치로 돌린 듯한?) 주인장 테일러 듀프리도 울고 갈 만큼 섬세한 사운드 퀄리티와 흠 잡을 데 없는 시퀀스를 갖춘 앰비언트 작품으로 탈바꿈 시켰는데, 특히 "Incantare"에서 접했던 원시적인 질감의 각종 퍼커션 소리들을 이번 앨범 구석구석에 포진시켜 '텐션-릴렉스' / '호러-평온'의 양극성이 교차하는 Sublunar식 앰비언트 사운드에 표현 포인트와 듣는 재미를 확실하게 살려주었다. 때로는 힙합("Titan"), 때로는 덥 테크노("Europa")와 하우스("Ebbing", "Black Sands") 비트처럼 삽입된 퍼커션(혹은 물건 때릴 때 나는?) 소리들이지만 이들은 루핑 기능이 거의 상실된 '불규칙성'을 띄는데다 이 마저도 로파이 프로덕션에 의해 심하게 글리취/필터링되어 마치 '템포 기능'을 하는 비트가 아닌 신쓰리프의 노이즈/드론 텍스쳐와 앰비언트 무드를 장식하는 일개 '사운드 재료'로써 첨가된 듯이 시종일관 다운그레이드되어 기능한다. 이처럼 앰비언트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절도 있게 행해지는 비트 사용, 빈틈없는 사운드 레이어/시퀀스 배열, 그리고 테일러 듀프리에 비견될 만큼 정교한 터치들이 어우러져 재미성과 개성, 그리고 퀄리티를 모두 갖춘 앰비언트/드론 앨범이 탄생될 수 있었던 것이다.    


"only heather"
28
WILD NOTHING
Nocturne
(captured tracks)
'피치포크형 밴드' WILD NOTHING의 첫번째 앨범 [Gemini (2010)]의 성공을 즈음하여 리더 잭 테이텀(Jack Tatum)은 자신을 아이돌 스타처럼 떠받들게 될 브루클린 힙스터 여성팬들의 구애가 기다리는 뉴욕으로 짐 싸들고 향한다. 그리고 2년이 지난 2012년. 두번째 앨범 [Nocturne]과 함께 다시 등장한 그는 촌스러웠던 데뷔 시절과는 달리 깔끔한 옷차림에 여유 넘치는 표정을 한 로어이스트 뉴요커 때깔을 드러내며 브루클린 인디록계의 아이돌로서 안정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맨해튼 뉴요커들은 특별한 직업 없이 구운 과자 부스러기와 당근만 주식으로 씹어먹고 동네 밖 외출은 꺼리면서 '나는 인디음악 매니아라서 쿨한 사람. 이런 거 안 듣는 사람들은 죄다 속물들' 이라며 열심히 일하는 보통사람들 비판만 하는 그런 종류의 젊은이들을 흔히 '힙스터'로 비아냥대듯 부르곤 하는데, 적어도 필자가 만나본 잭 테이텀은 그런 '힙스터' 부류는 아니다. DIIV와 PALE SAINTS를 즐겨 듣지만 팝음악 매니어에 뉴욕 된장 생활을 좋아하며 유럽여행에 언제나 마음 설레는 예의바른 청년일 뿐(명문 버지니아텍 졸업). 그런 맥락에서 볼 때 데뷔 앨범 [Gemini]의 극강 로파이 감수성은 골수 '힙스터 정신'에 입각하여 의도된 어프로치가 아니라 그저 좋은 장비 살 돈도 스튜디오 빌릴 돈도 없어 어쩔 수 없이 음악 친구들을 창고로 끌어모아 자신의 맥 랩탑에 깔려진 GarageBand 어플로 녹음/믹싱한 끝에 우연히 '얻어걸린' 수확이었을 뿐이었다. Slumberland의 로파이 프로덕션보다는 4AD의 깔끔한 프로듀싱을 더 선호하는 잭 테이텀에게 우리가 GarageBand 믹싱이 억지로 가해진 로파이 앨범을 재정적/음악적 여건이 좋아진 현 시점에서 또다시 요구한다면 어쩌면 '힙스터'의 위선이라는 역설적인 함정에 빠지는 꼴이 된다. 뽀샵 광택이 좔좔 흐르는 4AD 사운드를 선호하는 잭 테이텀이 내세우는 비힙스터적 음악적 지조가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프로페셔널' 로커답게(마치 MUSE의 매튜 벨라미처럼) 밴드 라이브 공연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 실제로 잭 테이텀은 스튜디오 작업 멤버들과는 별도로 라이브 공연을 위해 짜여진 네 명의 라이브 밴드 멤버를 따로 두고 있는데, 만약 여타 인디팝 밴드 공연 보듯 별다른 기대없이 WILD NOTHING의 공연을 보게 된다면 스튜디오 사운드만큼이나 완벽하게 구사되는 이들의 연주 테크닉과 톤 컨트롤링에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Nocturne]은 [Gemini]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었던 저질 로파이와 일인칭 나르시시즘 요소가 상당 부분 깎여나간 앨범인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잭 테이텀이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4AD식 사운드의 본질이 [Nocturne] 안에 더 현실적으로 구현되어 있으며, 특히 '4AD의 전설' PALE SAINTS가 이십여년 전 처음 완벽하게 실현시켰던 '밴드형' 드림팝 감수성의 모범 답안을 정교한 프로듀싱(물론 메인스트림풍 하이파이 공정이라는 말은 아님)과 치밀한 밴드 사운드 레이어링으로써 찌질한 감정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매끈하게 뽑아낸 점은 오히려 이번 앨범을 통해 잭 테이텀이 새롭게 얻어낸 수확으로 평할 수 있을 것이다. 


"cantalus"
27
BELBURY POLY
The Belbury Tales
(ghost box)

스무번째 만에 드디어 첫번째 영국산!

웨일즈에서 결성된 아방가르드 팝 밴드 BELBURY POLY의 리더(사실 원맨 밴드로 보는 게 더 맞다)이자 멀티 뮤지션 짐 접(Jim Jupp)은 뷰욕, MUM 등 북유럽 아티스트들이 전매특허처럼 즐겨 써먹곤 하는 신비로운 컬트 사운드스케잎을 자신의 음악적 이데아로 삼되 이를 단순히 일렉트로닉적 수법에만 국한하여 구현하고자 하진 않는다. 그가 내놓은 독창적 솔루션은 바로 라이브러리 뮤직. 즉, 리이슈가 되지 않는 한 일반 라디오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들을 수 없는 희귀 장르 절판 음악(우리가 흔히 성시완, 전영혁 스타일이라고 일컫는 그런 고릿적 비주류 록음악들)의 컬트적 풍모 혹은 빈티지/부조리 미학을 BELBURY POLY의 미스테리 사운드 프레임 안에 대거 끌어들인 것. 실제로 2012년 발표한 네번째 풀렝쓰 앨범 [The Belbury Tales]에는 만약 전영혁의 음악세계가 아직까지 FM 공중파 라디오 채널을 통해 방송된다면 한번쯤은 반드시 전파를 탈 수 있을 만큼 고농도 비주류 올디스 음악 소스들이 대거 응용되어 있다. "Cantalus"에서는 중고 LP 가게에서 유연히 얻어 걸릴 법한 60년대 메인스트림 개러지 팝 앨범의 빈티지 향기를, "Green Grass Grow"에서는 6-70년대를 풍미했던 PENTANGLE, FAIRPORT CONVENTION, Donovan, Bert Jansch(이들 모두 전영혁 프로를 통해 국내 원조 음악 오덕후 아저씨-아줌마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등의 UK 프로그 포크 음악이 들려줬던 오묘한 사이키델릭 무드를, "Goat Foot""A Pilgrim's Path"는 각각 GONG과 JETHRO TULL 같은 70년대 초 영국 프로그록 밴드의 먼지뭍은 록 감수성을, "Chapel Perilous""Summer Round"에서는 독일 크라우트록의 코스믹 사운드스케잎을 BELBURY POLY 스타일에 맞춰 아기자기한 전자풍 음색으로 변형시켜 도입한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유러피안 전통 민요(?)를 연상시키는 남녀 혼성 보컬 사운드를 더빙시켜 처연하면서도 으시시한 부조리 하모니를 자아내는 "The Geography"이야말로 잊혀진 옛 LP 음악들만이 간직한 구닥다리 사운드스케잎을 자신의 몽환적 미스테리 테마 조성 수단으로 재활용하려는 짐 접의 창작 의도를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트랙일 것이다. 정처불명의 사운드소스들로 도배된 "Unhelmlich"는 또 어떤가. 마치 7-80년대 국내 에로물 BGM으로 즐겨 사용됐던 싸구려 레트로 신쓰의 느낌으로 젖어들게 만드는 (또는 쇠퇴기의 이탈로 프로그 사운드를 듣는 듯한) 엽기 신쓰 인스트루멘탈 트랙이 앨범 정중앙부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이러한 복고의 부조리 감성을 적시적소에 자극하도록 5-60년대 방송용 BGM이나 성우 나레이션의 아날로그 샘플들을 음악 군데군데 끼워넣는 어프로치 역시 프로그록-포크-민요-일렉트로팝(특히 "Now Then"같은 트랙)-크라우트록 등으로 널뛰듯 왔다갔다 하는 이질적 장르 트랜지션을 하나로 이어주는 데 아주 좋은 아이디어로 작용한다. 


"false memories"
26
NAPOLIAN
Rejoice EP
(mexican summer)
위에서 언급된 BIG BOI의 [Vicious Lies and Dangerous Rumors]가 '가장 과소평가받은 앨범' 카테고리로 분류된다면 바로 지금 소개할 NAPOLIAN의 첫 EP 앨범 [Rejoice]는 피치포크를 비롯, 거의 모든 국내외 웹진에서 리뷰 대상으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가장 불운했던 앨범' 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올해 초 공개된 첫번째 싱글 "False Memories"의 뮤직비디오가 이곳의 'M.V. REVIEWS' 메뉴에서 짤막하게 소개된 적이 있었지만 역시 미지근한 반응과 함께 소리소문없이 묻혀버렸었다). T-Pain을 연상시키는 힙합간지 차림새의 엘에이 출신 흑인 소년 (19살!) 이언 에반스는, ONEOHTRIX POINT NEVER의 대니얼 로파틴(Daniel Lopatin)이 속한 레이블 Mexican Summer를 통해 발표한 자신의 첫 앨범 [Rejoice] EP에서 80년대 메인스트림 알앤비, TV 시리즈 주제가, CF 광고음악 등에서 쓰여졌던 구식 디지털 신쓰 사운드와 UK 베이스, 드럼앤베이스의 거친 비트 패턴들을 손에 잡히는 대로 자유롭게 응용/접목하여 흑인 음악 본연의 그루브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빈티지풍 컴퓨터 훵크 사운드를 담아내는 데 성공한다. 사운드 측면으로 보나 태생적으로 보나, NAPOLIAN의 음악에는 대니얼 로파틴, 제임스 페라로, 로렐 헤일로 등 뉴욕/브루클린 인디 씬에서 활약중인 빈티지 사운드 꼴라쥬 장인들의 사운드에 비해 흑인 음악에 대한 영향력이나 취향이 아주 강렬하게 잔존하고 있다. 예컨데 낯선 빈티지 톤의 구닥다리 질감 사이에서 그가 구사해내는 비트와 신쓰 리프들에는 흑인음악적인 삘이 항상 충만해 있으며([Rejoice]가 일종의 '익스페리멘탈' 앨범임에도 말이다) 매 트랙마다 작렬하는 빈티지 그루브와 훅 역시 80년대 훵크/알앤비 리듬과 멜로디에서 응용된 듯한 느낌을 단번에 불러 일으킨다. 따라서 프린스(PRINCE)의 80년대 훵크팝 명곡 "When Doves Cry"를 연상시키는 카시오 드럼비트를 헐렁하게 늘여들여 80년대스러운 구형 디지털 건반 리프, 무의미한 보컬 샘플들과 섞어치기 한 첫번째 트랙 "False Memories"에서 터져나오는 이질적인 빈티지 훵크 그루브의 아름다운 아이러니는 기존 익스페리멘탈 신쓰 뮤직이나 사운드 꼴라쥬 작품들에서 거의 접할 수 없었던 아주 이색적인 감흥에 다름아닌 것이다. 그가 펼쳐내는 빈티지 알앤비 튠과 거친 아날로그형 비트 간의 퓨전 교배 실험은 드럼앤베이스 비트와 덥스텝 비트로 융단폭격을 가하는 "Banquet""Rejoice"에서도 성공적인 결과물을 도출해내며, 80년대 훵크/알앤비 억양의 슬랩베이스라인과 카시오 신쓰리프 간의 단순무식한 일대일 4/4 비트 콤비플레이로 앰비언트 사이즈의 몽환적인 감흥을 드라마틱하게 이끌어내는 "New World"에서는 19살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예비거장 NAPOLIAN만의 성숙한 예술적 안목이 찬란하게 빛난다.          
30-26   25-21   20-16   15-11   10-6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