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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ALT & INDIE

WILLIAM TYLER: Behold the Spirit (2010)


미국 컨트리 뮤직의 성지 네슈빌 출신의 기타리스트 WILLIAM TYLER는 솔로이스트로써 이름이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이지만, 고향 네슈빌에서는 이미 10대 때부터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해오면서 인디 음악계에서 알아주는 젊은 기타 테크니션으로써 명성을 차곡차곡 쌓아 왔다. 같은 네슈빌 출신의 유명 얼터너티브 컨트리 밴드 LAMBCHOP 에 잠시 적을 둔 적도 있으며, 그외 SILVER JEWS, BONNIE "PRINCE" BILLY 등 거물 인디 뮤지션들과 협연을 하면서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부각하기 시작했다.

인디 포크 기타 명인들의 발굴 레코딩으로 유명한 뉴욕의 Tompkins Square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 WILLIAM TYLER의 첫번째 솔로 앨범 [Behold the Spirit]은 WILL ACKERMAN이나 PHIL KEAGGY 등 그 유명한 테크니컬 어쿠스틱 기타 장인들의 연주에 전혀 뒤지는 구석이 없는, 인디 모던록계에 발을 담근 기타리스트로써는 유래없는 초절기교들을 유감 없이 담아내고 있다.

올해 30세인 WILLIAM TYLER의 기타 테크닉 자체는 MICHAEL HEDGES나 WILL ACKERMAN 같은 뉴에이지 어쿠스틱 기타리스트들의 것과 많이 닮아 있지만, 블루스-재즈-컨트리-포크 등 미국적인 장르들을 기타를 이용해 한 데 통합시키려는 그의 의도는 과거 RY COODER의 취향과 굉장히 흡사하다. 또한 어쿠스틱-일렉트릭 기타간 하모니의 미니멀화,  즉흥 기타 연주 양식의 앰비언트화에 주력하는 모습은 GASTR DEL SOL이나 Loren Mazzacane Connors 같은 포스트록-익스페리멘탈 인스트루멘탈리즘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12현 어쿠스틱 기타의 살벌한 코드 전환과 피킹이 인상적인 'oahspe'은 뉴에이지 기타 천재 MICHAEL HEDGES를 능가하는 서정성과 테크닉을 동시에 보여주는 명곡 중의 명곡이며, 이 앨범에 수록된 9곡 중 가장 예외적인 트랙인 'to the finland station' 은 바이올린 스크래치와 함께 하울링되는 기타 피드백과 키보드 드론 싸운드가 결합하여 앰비언트 스타일의 익스페리멘탈 사운드로 완성이 된 곡이다.

이런 종류의 초절 기교 어쿠스틱 앨범은 기타 비르투오소 신드롬이 일었던 80년대 후반에 절정으로 치달았던 적이 있다. 그러나 90년대 초 너바나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인디 뮤직 광풍이 불면서 이러한 류의 기교 뽐내기 앨범들은 어느 순간 '구닥다리' 쯤으로 폄하되기 시작하고 대중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져 버렸다. 하지만 WILLIAM TYLER은 [Behold the Spirit]을 통해 이러한 시대적 핸디캡을 다양한 양식들의 자기통합화로 완벽하게 극복해내고 있다. WILLIAM TYLER만의 스타일로 잡다함을 이렇게 깔끔한 어조로 꼴라쥬화 시킬 수 있었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그가 가지고 있는 최고급 완성도의 기타 연주 테크닉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리라. 이렇게 신식의 향기가 나는 어쿠스틱 기타 인스트루멘탈 음악의 향연은 분명 근래 보기 드문 장관이다.

RATING: 81/100

written by Byungkwan Cho